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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교토

여름, 교토

최상희 (지은이)
해변에서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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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교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여름, 교토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일본여행 > 일본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5592388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9-05-10

책 소개

여행서 <반할지도> 시리즈로 머물며 여행하는 방법을 제시해 온 저자가 이번엔 한 계절을 한 동네, 한 집에 머물렀다. 길가의 고양이, 시원한 마루, 긴 낮잠, 차게 식은 수박, 하루 두 번의 산책, 동네 빵집의 향긋한 빵 냄새, 갓 만들어 따끈한 두부...소소한 것들이 소리 없이 빛나는 순간들을 조심스레 채집했다.

목차

여름의 집

그 여름
담담한 기쁨
아침을 먹는 아침
숲속의 도서관
별을 노래하는 마음
아침의 숲, 저녁의 강
일인분의 소바
가만히, 마음이 향하는 대로
취향은 금붕어

몽상가의 산책

숲과 책
가모가와 델타와 피리 부는 대학생
부드럽지만 확고한 팬케이크
오래된 카페의 모닝 세트
작은 개천이 굽이도는 동네
손녀의 경양식집
두근두근, 콩
무뚝뚝하지만 내게는 가끔 웃어주는 친구의 책장 같은
초록과 짙은 그늘의 산책
은빛 밤
한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여
여름, 비와 커피
싱그럽게 솟구치는 초록
유독 어떤 기운의
헬로, 쿠사마
어른들의 거리
스며들어

우리는 고양이처럼

긴 낮잠, 수박
동네 산책
카페의 첫 손님
빵의 위로
빵집의 런치 세트
박력 넘치는 노부부의 식당
과묵한 셰프, 푸아그라의 복숭아 수프
천 년의 떡
오후 세 시, 빛 그림자
그것은 단지 접시지만
호방한 할머니와 소바
한밤의 튀김과 여행의 여신
달걀 모양의 즐거움
여행의 기약
친구의 포근포근한 떡

여름의 무늬

여행하는 책
어떻게든 되겠죠
다정한 식당
책물고기
이치조지의 거리
어딘가로 사뿐, 걷기 시작했다
재밌는 이모의 매혹적인 옷장
무지개의 빙수
가장 오래 가는 것은
할머니의 현명한 충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맛
바람의 무늬, 달의 교각
하얀 각설탕의 카페
빗소리를 내며 바람이 불어왔다
epilogue

저자소개

최상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그냥, 컬링』으로 비룡소 블루픽션상, 『델 문도』로 사계절문학상, 단편 「그래도 될까」로 제3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하니와 코코』 『마령의 세계』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소설집 『바다, 소녀 혹은 키스』 『B의 세상』 『닷다의 목격』 『우주를 껴안는 기분』, 에세이 『숲과 잠』 『살구의 마음』 등을 썼다.
펼치기

책속에서

prologue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떠올려 보면 즐거운 기분이 든다. 매일 수박을 먹은 것은 분명하다. 때로는 복숭아도, 과일과 꽃을 닮은 과자를 먹기도 했다. 밤마다 모기향을 피워놓고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웃의 아이와 그 부모가 골목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을 창문 사이로 구경하다 다시 탁자로 돌아와 무슨 이야기하던 중이었지, 하며 웃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역시 잘 기억나지 않고 기억나지 않아도 좋을 사소한 것들이지만 나중에 야, 너 그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 나냐, 하고 떠올리면 분명 피식 웃게 되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여름밤이 깊어가고 풀벌레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렇게 여름을 보냈다. 롱 베이케이션이었다.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싶다. 무엇을 보거나 어디에 가야만 한다는 의무감 없이 공기 속 투명하고 작은 입자처럼 가볍게. 무엇을 놓쳤다는 실망이나 놓칠까 하는 조바심도 없이 즐겁고 싶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문득 떠올릴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것은 여행의 기쁨. 여름 오후의 짧은 낮잠 같고 먼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서늘한 꿈같은.
여행만큼은 즐겁게 하고 싶다.


그 여름
덜컹덜컹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가만히 누워 낯선 모양의 천장을 멀뚱히 바라본다. 천천히 정신이 들며 이곳이 어딘지 깨닫는 순간, 작은 안도와 기쁨이 동시에 찾아든다. 푸르스름한 새벽빛 속에 미처 떠나지 않은 꿈이 떠돈다. 그것은 어디론가 떠나는 꿈, 혹은 생경한 숙소에서 잠을 깨는 꿈. 이불 속은 아늑하고 잘 마른 다다미 냄새가 희미하게 난다. 고요하게 아침이 밝아온다.
냉장고에 차갑게 식혀둔 물을 한 잔 따른다. 젖빛 유리를 끼운 장지문 너머로 연한 초록빛이 흔들린다. 문을 밀어 젖히자 말간 햇빛을 받고 반짝이는 나무 한 그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툇마루에 앉아 물을 마신다. 차가운 물이 몸속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간다. 아담한 정원에 나무가 한 그루 있는 작은 집을 교토에서 빌렸다. 한동안 '우리 집'이라고 부르게 될 조용히 빛나는 여름의 집. 아침 볕 속에 나뭇잎이 가만히 흔들린다.


숲속의 도서관
아침 일찍 숲으로 갔다. 숲속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고 들었다. 숲과 책이라니, 얼마나 근사한 조합인가.
바다를 좋아한다. 무수한 빛으로 반짝이는 활기 넘치는 여름 바다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되는 적요한 겨울 바다도 좋다. 호수를 좋아한다. 끝도 깊이도 가늠하기 힘든 넓고 맑은 호수의 고요함이 좋다. 느리게 굽이쳐 흐르는 강도 좋아한다. 강가 주변으로 버드나무가 머리를 늘어뜨리고 산책로에 사람들과 강아지가 한가롭게 거니는 모습이 좋다. 하지만 살고 싶은 곳이라고 하면 역시 숲이 좋겠다.
숲의 분위기나 풍경을 해치지 않는 작은 둥지 같은 집을 짓고 여름에는 마당에 꽃과 채소를 가꾸고 겨울에는 집 안에 난로를 피우고 책을 읽으며 살고 싶다. 창밖으로 진녹색 침엽수 위에 하얀 눈 쌓인 깊은 숲을 바라보며. 쌓인 눈을 헤치며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난롯가 자리를 내어주고 불 속에 감춰둔 고구마며 귤을 함께 까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차를 마시고 창밖의 풍경을 아무 말없이 함께 바라보고 싶다. 사람 아닌 작은 다람쥐나 노루가 찾아온다면 더 기쁠 것 같다. 그런 꿈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루지 못할 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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