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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64667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2-11-11
책 소개
목차
릴리가 알겠지
이토록 밝은 날
들어봐
꽃구름 방
작은 코의 집
새
사소한 개소리
노란 꽃
작가의 말
발문_구효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해변의 비스듬한 산비탈에 수박밭이 있어.
- 응.
- 그런데 달밤에 하얀 것들이 바다에서 나와서,
- 무섭니? 무서운 얘기야? 하지 마. 나 공포영화 후유증 심해.
- 하나도 안 무섭고 웃겨.
- 웃겨?
- 웃겨. 들어봐. 희고 동그란 것들이 수박밭으로 올라가서,
- 물에서 나온 하얀 것들이 수박밭으로?
- 그렇다니까. 그게 수박을 하나씩 껴안고
으스러져라 힘을 주니까 수박이 쩍 갈라져 깨졌어.
그것들이 빨간 수박을 맛있게 먹어, 쩝쩝거리며.
- 빨리 말해. 그 하얀 것들이 뭐야?
- 문어.
- 문어? 그 문어? 문어가 수박을?
- 응.
- 바다에서 나와서 수박밭을?
- 그렇다니까. 눈부시게 환한 달밤에 떼 지어서. 실화야.
- 실화 좋아하네. 콱. 문어 대가리는 벌게. 벌겋다고.
- 달빛 속에서는 마냥 하얗대. 진짜래.
유군은 억울했다.
고씨가 직접 봤다고 소상히 얘기해줘 수박밭으로 달려갔더니
정말 수박들이 능지처참당한 듯 법석으로 부서져 있었다.
인간의 주먹도 칼도 아닌 제 삼의 뭔가가 으깨버린 게 분명한
수박들이 붉은 살점을 사방에 흩트린 채
낭자한 피 같은 육즙을 땅에 쏟고 있었다.
- 구라쟁이.
강양이 비웃으며 의자를 찼다.
침 삼키며 열렬히 듣더니 뭘 노려보기까지?
유군은 카페 밖으로 쌩, 나가버리는 강양의 뒷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봤다.
구라였대도 재밌는 얘기 아냐? 밍밍한 타입이네.
칼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