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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95670352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16-01-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7부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 잘못 보셨다니까요? 제 이름은 박정철입니다.”
“새끼. 일본놈 한번 돼볼라꼬 온갖 뺑끼를 써대더만. 와? 광복되고 나니까 금마들이 쪼까내드나?”
뿌리를 박고 던진 말은 아니었겠으나 얼추 맞아 떨어졌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 붙잡아다가 말씀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니요?”
“지랄하고 자빠졌네. 우리가 니 면상을 잊을 거 같나? 우리 아버지가 니 놈 애비 때메 냉골에서 헤매다 돌아가신 게 재작년 일이다. 어이?”
가장 몸집이 다부진 사내가 해용의 멱살을 움켜쥐어 언성을 드높인다. 너무도 순식간의 일이었기에 찰나 사내들이 이곳에서 자신을 벼르고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밑도 끝도 없는 의심도 해보는 해용이다.
아무튼 그 바람에 주변 모든 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해용에게로 쏠린다. 순간, 숨이 턱하고 막힐 만큼 아찔하고 창피했다. 햇볕에 그을려 있던 얼굴색이 자주빛깔로 변해버린다. 그때서야 기억 언저리에서 매치가 이루어진다. 당장이라도 자신을 죽일 듯한 눈길을 하고서 멱살을 움켜쥐고 있는 사내의 얼굴은 10여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낸 어렸을 적 벗의 얼굴임을.
일전부터 미세하게 틀어지던 해용의 심정이 급기야 내면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던 욕망을 구체적으로 일깨우기에 이른다. 무엇이든 가지려 마음을 먹으면 가질 수 있는 힘을 얻고 싶었다. 가지고 싶은 것이 많다기보다 마음을 먹기만 하면 가질 수 있는 능력 그대로의 원초적인 힘을 원했다. 원하는 힘을 손에 넣으면 돈을 원할 때 돈을 가질 것이었고, 여인을 원할 때 여인을 취할 것이었으며, 명예를 원할 때 명예를 쥘 것이었다.
그럼 그러한 힘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심을 해보니 돈만 많아서도, 매력만 있어서도, 명예만 높아서도 안 되었다. 다름 아닌 인간을 부릴 수 있어야 했다. 인간의 의식과 마음을 장악할 수 있어야 했다.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칭하는 인간을 멋대로 부리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힘의 실체일 것이리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
인간을 부린다, 이는 곧 신이 되겠다는 뜻이었다.
‘사람 위에 내가 서는 거다.’
그렇게 제법 구체적인 형태를 갖춘 욕망은 서서히 고개를 들며 자신을 폭발시킬 도화선을 준비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