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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 ISBN : 9791195843329
· 쪽수 : 331쪽
책 소개
목차
006 전 세계 언론 매체와 여러 인사들이 보여 준 이 책에 대한 호평
011 1 아파르트헤이트 현장
035 2 악의 화신과 만나다
083 3 방아쇠를 당긴 손
105 4 악은 진화한다
163 5 트라우마를 말하다
209 6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묵인
235 7 “내 마음속에는 증오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271 에필로그
281 부록: 아파르트헤이트 약사
293 주
책속에서
남편들의 죽음과 연루된 그 주동자에게 보인 파쿠와 음고두카 두 여인의 반응은 나를 드콕과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들의 반응은 가해자의 총체적 잔악 행위가 저질러진 이후 그 가해자를 둘러싼 회한과 용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바로 그 질문들에 관해 이 책에서 다루려고 하는 것이다. 적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것이 내키지 않는 일인데도 가해자들이 자비를 바라며 흘리는 눈물, 다시 말해 자신들의 고통이 너무도 크며 과거와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행동과 단절하겠노라고 호소하며 흘리는 눈물에 대해 과연 우리는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까? 서로 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점철된 과거를 보듬으며 사회 안의 인간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 우리는 증오의 벽을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자신이 저지른 행위들로 인해 고통 속에 잠긴 그의 모습은 내게 일종의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떠오르는 트라우마와 같은 심리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 주었던 자비 가득한 용서의 몸짓은 나에게 훨씬 크나큰 희망을 안겨 주었다. 나는 드콕에 대해 느끼는 공감의 문제와 씨름하다가 피해자들이 보여 준 용서의 몸짓에 위안을 받았다. 그들은 드콕을 향해 내가 느끼는 공감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 주었다.
비록 간극은 크지만 우리의 삶과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의 삶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 우리와 그들의 삶이 종잇장 한 장 차이라는 생각이 들자 몹시 섬뜩하면서도 심히 불편해졌다. 체험을 통해 악은 늘 우리 곁에 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조종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희망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