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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164430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8-01-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비겁하지 않은 평화를 찾아서
주요 등장인물
#1_B급 며느리의 탄생
며느리도 손님이다
저탄소 녹색연애
나는 맹장이 없어
두 개의 선
결혼의 시작은 와플에서부터
회피의 달인
나는 이상한 여자와 결혼했다
시댁에서의 산후조리
진정한 고부갈등은 출산 후부터
그들이 왜 싸우는지 나는 알 수 없다
누구의 제삿날인가 1
누구의 제삿날인가 2
“싫어요.”
고양이를 사수하라
고양이 란이의 출산
김진영의 경력 단절
김진영의 일상
김진영의 영수증
다큐멘터리의 잔인함
김진영 어록
날 좀 놔줘요
#2_시월드의 역사
부모님의 젊은 시절
어머니도 며느리였다
어머니는 아직도 외롭다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다더니
며느로이드
김치는 곧 권력이다
어머니의 대화법
“남들 보기 창피해서”
부자의 대화
말 잘 듣는 위인은 없다
성공적인 결혼
조언자들
나의 어머니
#3_이 시대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
전국의 며느리들
잘못된 진화
시월드 : 여자들의 내무실
호칭의 감옥
명절을 왜 챙겨?
엄마들의 카톡방
쓸쓸한 너의 아파트
#4_비하인드 스토리
지금은 잘 지냅니다
B급 며느리? C급 남편?
"죄송합니다."
나는 정말 진영이를 이해했을까?
만국의 며느리여, 단결하라
감독 인터뷰
주변 인물 인터뷰
<B급 며느리> 연표
에필로그 _ 유년기의 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진영이한테 전화가 왔다. 진영이는 울고 있었다. 2011년 11월이었다. 나는 그해 3월에 첫 번째 장편영화를 발표했다.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짜릿한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야심만만하게 다음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만들고 싶은 영화가 정말 많았다. 매일같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런데 임신? 임신이라니! 당시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책임감’이었다. 나는 생존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무책임해지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경제적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정을 꾸리는 것에는 한 치의 로망도, 관심도 없었다. 탕웨이와 결혼한 김태용 감독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를 읊조린 적은 있다. 그냥 자유롭고 무책임한 그 상태가 좋았다. 진영이에게 가는 차창 밖의 풍경이 아직도 생각난다.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 평생에 그렇게 열심히 생각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진영이는 나와 연애를 시작할 즈음에 수컷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했다. 그러니까 진영이 곁에는 두 마리의 수컷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동물과 교류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 녀석이 싫었다. 진영이는 이 고양이를 ‘꼬꼬냥’이라고 불렀다. 진영이는 1년쯤 후에 한 마리를 더 데려왔다. 어느 집에서 쫓겨난 고양이인데 갈 곳이 없어서 일단 데리고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엔 암컷이었다. 어쩐 일인지 이 녀석은 나와 사이가 좋았다. 진영이는 이 고양이를 ‘못난이’로 부르다가 ‘란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렇게 해서 김진영은 결혼할 때 두 마리의 동물을 거느리고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이런 것을 용납할 수 없는 분이다. 우리 집은 동물과 친하지 않다. 부모님은 동물이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금쪽같은 손자가 태어날 집에서 고양이라니, 너무 위험하다. 어디론가 보내버려야 해! 어머니는 전화기를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영은 고양이를 지켜냈다. 진영이는 이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