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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심리치유 에세이
· ISBN : 9791196588441
· 쪽수 : 159쪽
목차
prologue
제Ⅰ부 정체성에 대한 소고(小考)
나는 누구인가
직업에 대한 정체성
정체성의 왜곡
제Ⅱ부 아까시 나무에 대한 단상(斷想)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정체성의 파괴
아까시 꽃 향기
홀로 남은 자의 외로움
epilogue
책속에서
현 위치에서 좀 더 깊숙이 1미터만 더 들어가 본다. ‘나는 누구인가’에서 ‘나’를 한자로 표현하면 자아(自我)이고 ‘누구인가’는 한자어로 ‘정체, 정체성(正體性)’으로 한다. 따라서 ‘나는 누구인가’를 압축하면 ‘자아 정체성’이라 하겠다. 자아라는 단어는 사실 일상 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통 ‘자기(自己)’, ‘자기 자신’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심리학에서는 자아를 인간의 정신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사람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것은 언제 어디서부터 일까. 자아는 주로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아는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일생동안 만나는 인간관계와 생활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학문적으로 자아는 각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나 신념이며, 또한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지식은 각각의 사람이 어떠한 자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여러 가지 행동을 통제한다고 설명한다.
에릭슨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에게 설명하고 있다. “자아정체감의 형성은 유아기부터 시작되는데 ‘신뢰감’과 ‘불신감’이 이 시기에 중요한 정체감의 요인으로 형성된다. 그러나 청소년기를 유독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청소년 시기는 내면과 외면의 발달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심리, 사회,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과거에 형성되었던 정체감이 새로운 요인들과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의 시기에는 자기 자신의 역할을 혼란스럽고 느끼는 등 정체감의 혼미가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자아정체성이 형성 및 확립되는 시기이며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분리된 개인으로서의 자기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청소년기 자아 정체성은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학교생활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아정체성이 바르게 형성되어 있는 청소년들은 친구관계와 학업 성적, 학교생활 적응 등에서 안정적이지만,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청소년들은 친구관계와 학교생활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 또한 자아정체성이 낮은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상담사는 내담자와 라포 형성을 위해 경청을 잘 해야 한다는 조언을 참 많이 듣는다. 상담사 직업을 수행하면서 막연한 마음으로 앉아서 내담자를 잘 경청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열심히 경청만 한다. 그것이 과연 상담사의 직무일까 생각해보자. 또한 막상 상담사 본인은 강한 멘탈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데 무지막지한 내담자의 삶에 의한 마음의 고통을 어떻게 경청 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상담사에게는 상담 현장이 지옥이 될 것이다.
상담사는 일터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내담자와 상호 작용을 하고 다른 상담사들과 상담 노하우를 공유하며, 스스로 자기 성찰 및 외부 자료 탐색 등 정규 교육 바깥에서 벌어지는 비정규 학습의 필요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담사들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나 자율성, 신념 등은 비정규 학습에서 발생하며 전문직으로서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상담학 교실에서 정규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결과 급변하는 사회 환경을 반영하는 역동적인 업무환경에서 내담자와 상담에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알고자 도전하는 기질이 전문직 정체성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알고자 도전하는 기질이란 쉽게 말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