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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730338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애인있어요
제2부 죄인
제3부 녹턴
제4부 강변에서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짝사랑이 사랑으로 이뤄지려는 순간, 어처구니없이 팽개쳐져 버린 그 장면은 지금껏 가슴을 짓이겨 사무치는 한으로 남아있다. 더구나 그 일이 있은 후 강우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절망감이라니, 은미 자신도 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오히려 피하게 되는 상황이 한심하고 못 견디게 안타까웠다. 달려가 그를 붙들고 그날 일들은 나의 진심이 아니었다고, 당황해서 그랬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오래전부터 사랑했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강바람을 크게 몇 번 들이마신 후, 창문을 모두 닫고 가운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웠다. 잠시 후에 일어날 일들을 그려보았다. 이래도 괜찮은 건가? 정말 괜찮은 건가? 그러나 이내 그러한 걱정은 헛것이 되어 날아가 버리고, 조금은 불안정하고 뜨거운 기대만이 부풀어져 온몸과 마음을 지배해 갔다. 시간이 흐르며 술기운 때문인지 몸이 뜨거워지고 달뜬 채로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은미는 거의 매일 잠을 설쳤다. 자신의 삶이 불온한 삶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해 갔다.
강우를 만나고 있는 시간을 뺀 모든 시간 내내 쪼그라들게 하는 그 생각은 점점 심해지면서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지?’는 수시로 떠올리는 단골 반문이다.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하니 느닷없이 화가 치밀어 오르고, 한참 후에 꺼지는 듯하다가 다시 오르고를 반복했다.
강우를 만나고 있는 시간엔 달랐다. 그 품에 안겨있으면 일단은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