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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769406
· 쪽수 : 204쪽
책 소개
목차
기획의 말 노정석 작가를 당신에게 보내며
프롤로그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인 우리가 되기를
1부 에세이
사람을 사랑하는 교육
고등학생의 비행준비
시간표를 점령한 통합 과목
소심한 나와 너를 위하여
신기루를 읽다
가정의 달? 수행평가의 달
그냥, 그린다
학생들이 시를 쓰지 않는다
학생 J의 독서란
공책
나무
기억을 찾아주는 노래들
지갑
나만의 어른다움’학’
2부 시
1장: 삼파장 형광등
조각가
인간
반쪽
까치
수면욕
구비문
갈필
그늘
번데기
지하철
처방
암시
심야 경마
퇴적암
2장: 사색의 조건
안정감
기린
의식의 흐름
사색의 조건
향수
사막
기다림
섣달그믐
폭죽
탈피
3장: 사랑에 관한 생각
가로등
고백
귀향
사람, 사랑
나침
사랑마중
문자
겨울나무
오늘 밤에는
오늘 아침에는
저 눈 될 수 있다면
홑사랑
여우비
관입암
코스모스
수취인 불명
기도
사랑에 관한 생각
3부 일기 (2019.01.01.~2019.06.28)
에필로그 삼파장 형광등 아래에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문학을 배우면서 많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우리에게는 문학을 만끽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그 시가 주는 의미, 내 이야기 속에서 글이 해주는 역할 같은 것을 충분히 생각해볼 여유가 없더라고요. 저는 학교에서 배운 백석 시인의 시 〈여우난골족〉을 읽으며 감동을 느낄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늦은 밤 제 방에 앉아 백석 시집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다가 그때의 <여우난골족>을 다시 발견할 때까지요. 만약 시집을 읽을 때도 옆에서 시인의 의도를 설명해주는 누가 있었다면 아마도 저는 백석을 사랑하지 않았을 겁니다. 시집 한 귀퉁이에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이라고 적혀 있던 것처럼. 좋은 글과 시를 품을 수 있는 여유와 기회가 학생에게는 필요합니다, 선생님.
대한민국의 긴긴 입시제도를 거치면서 나는 스스로를 잃어버린 학생들, 곧 내 친구들을 발견했다. 이따금 나오는 표와 점수, 숫자들을 보고서는 누구는 절망하고 누구는 꿈을 포기한다. 만약 우리의 인생에서 어떤 숫자가 우리의 행복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다면, 그것은 어젯밤 전투에서 죽은 전사자의 수, 오늘 일어난 자동차 추돌사고의 사망자, 테러 희생자 같은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학습과 발달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험 점수 같은 것이 우리의 행복을 좌우한다면,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뭔가 이상함을 느껴야 마땅하지 않을까.
이제는 하도 익숙해져서, EBS 연계 교재로 수업을 하고 학교 교과서는 형식상으로만 배부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사실상 같은 교재로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평등을 이룬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이 시작이고 출발이었는지 생각해볼 때, 지금은 뭔가 잘못된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