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하루

-글-
제1막 9
제2막 31
부록-단편소설 「원숭이남자」 60

-그림- 65

태희가 삼각대와 카메라 가방, 그리고 작은 조명을 손에 들고 등장한다.
근헌은 피곤한 듯 코를 골며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다.
태희, 자고 있는 근헌을 지나 방 한쪽에 가지고 온 촬영 장비를 세팅하기 시작한다.
능숙하게 세팅을 마치고 잠든 근헌을 잠시 바라본다.
촬영 버튼을 누르려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듯 쉽게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짧은 한숨.
시선의 방향이 바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촬영 버튼을 누른다.

근헌, 잠에서 깬다. 낮게 끙,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린 움직임.
몸을 일으키려 한다. 아주 느리게, 그러나 눈은 쉽게 뜨지 못한다.

(1막 중에서 발췌)

근헌이 창밖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태희도 그런 근헌을 한참 바라본다.

태희 이제 벗어도 될 것 같아요.
근헌 응?
태희 이제 벗고 원하시는 포즈로 계시면 돼요.

근헌이 상의를 벗고 사진에서 본 간디처럼 포즈를 취한다.

햇빛을 받은 근헌의 몸이 하얗게 빛나고 있다. 근헌이 웃는다.
거실에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가득하다.

(2막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