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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6808013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1장_ 7
2장_ 19
3장_ 35
4장_ 47
5장_ 57
6장_ 71
7장_ 85
8장_ 106
9장_ 124
10장_ 138
11장_ 148
12장_ 160
13장_ 167
14장_ 172
15장_ 181
16장_ 194
17장_ 206
18장_ 219
19장_ 235
20장_ 244
21장_ 256
리뷰
책속에서
불을 얻기 전에는 선택권이 많지 않았다. 물론 나무에서 내려와 석기를 쓰게 되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별로 달라진 게 없었고, 자연 속 모든 동물들이 우리를 적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명목상 지상 동물이 되긴 했어도 궁지에 몰리면 여전히 잽싸게 나무 위로 피해야 했다. 아직도 식사의 상당 부분을 열매나 풀뿌리로 충당해야 했고,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살찐 유충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예전보다 커진 체격을 유지하려면 고열량 음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원체 구하기가 어려워 우리는 만성적인 영양 결핍에 시달렸다.
"도대체 진화하는 게 뭐가 그렇게 문제인데? 형 얘기나 좀 들어보자."
"진화는 무슨 진화."
바냐 삼촌이 도저히 씹히지 않는 힘줄을 불에 던지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그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일 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냐? 지구상 그 어떤 동물도 산꼭대기에서 불을 훔치려고 한 적은 없었어. 너는 자연법칙을 위반한 거야. 오스왈드야, 그 사슴고기 좀 이리 줄래?"
"위반이 아니라 진화라니까."
아버지는 강경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불은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꺼지기는커녕 아버지가 말하는 사이에도 엄청나게 커졌다. 이제는 불에서 쏟아져나오는 연기가 구름처럼 자욱해져서 언덕 위로 마구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다. 언덕 아래 초원에서는 짐승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하다. 금방 꺼질 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