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96888237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1-02-05
책 소개
목차
1. 채소 영감
2. 그냥 걷는 거야 황무지를
3. 평범한 사람이 구슬을 가진 죄
4. 탐사 시작
5. 생아편과 달걀 용액
6. 조선 경무청은 들러리
7. 철벅이네 집
8. 네가 까맣게 잊어버린 기억
9. 인간이라는 바이러스
10. 나, 산사람 김오룡
11. 영원과 시간
12. 척살령까지 7시간
13. 세 마녀
14. 북극의 이도 문자
15. 암클의 바다
16. 황금 술잔의 노래
17. 고이즈미 이등병을 만나다
18. 오직 대화하는 자들만이 살아남는다
19. 부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인간의 발음하는 분절음은 겨우 3천여 종인데 로마자는 그것조차 완전하게 표기하지 못했다. 인공지능 시대가 되자 각양각색의 발성 기관을 가진 기계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기계들의 현란하리만큼 다양한 흡착음, 당김음, 기식음, 떨림음, 공명음 앞에 로마자는 무용지물이었다. 어떤 기계는 음고와 억양만으로 수백 개의 다른 단어를 만들었고 어떤 기계는 배음 없이 최소의 진동수를 갖는 바탕음만으로 말했다.
그 불어내고 빨아들이고 쯧쯧거리고 쉣쉣거리고 뢱뢱거리고 왤왤거리고, 똙똙거리는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문자는 지구상에 단 하나, 이도 문자뿐이었다. 세종 이도(李?)가 1443년에 발명한 이 문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결합하여 398억 5677만 2340종의 분절음을 표기할 수 있었다.
“탐사자들이 서로 적이 될 수는 있어. 하지만 우리 사이엔 어떤 규칙이 있다고. 우린 권력의 개가 아냐. 과학자들이지. 서로에 대해 기본적인 존경심을 가지고 있단 말야. 이번 일은 하면 안 되는 일이야.”
“되는지 안 되는지, 그걸 너와 내가 결정할 수 있어?”
“단순한 균주 확보가 아니잖아. 방역 연합과 알린스키 사이의 전쟁에 끼어드는 거야. 일이 잘못되면 저 사람들은 널 희생양으로 만들 거야.”
옛 서울의 사진을 보노라면 젊고 화창하던 시절 자신의 모습이며 지인들의 모습이 망령처럼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 모습은 포충망에 잡힌 나비처럼 놀라 떨며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채를 잃지 않는다. 정들었던 세상은 검은 재로 일그러져 꺼져 가는데 한편으로 그것은 점점 꿈을 닮아간다.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여기 혼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