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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5744351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4-03-0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스토리텔링의 원리
01 서사의 네 가지 속성
02 서사의 발생
03 서사의 수용
04 표상 순환
05 표상 추출과 표상 재기술
06 이야기를 만드는 모티프
07 205개의 모티프들
2부 디지털 스토리텔링
01 디지털 매체 환경과 탈고전 서사학
02 문제 기반 스토리텔링
03 내면적 의미와 판단 착오
04 모티프를 향한 접근 : 스토리 문법 학파
05 현실, 제의, 신화
06 모티프 중심의 문제 설정
07 서사의 중층 삼각형
3부 디지털 스토리텔링 창작 도구
01 스토리헬퍼 사용하기
02 스토리헬퍼의 기술
03 드라마티카 비판
04 스토리헬퍼의 미래
05 모든 인간은 작가다
감사의 말 /주[註] /참고문헌/색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은 재미있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해설서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사 창작을 지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고 현대 과학이 알아낸 서사 창작의 비밀을 살펴봄으로써 작가들에게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려는 시도이다.
컴퓨터를 창작에 사용하고 또 창작 과정을 컴퓨터를 통해 연구한다는 발상은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그것은 작가라는 직업이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반과학적인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메로스가 「오디세이아」를 음송하던 시대로부터 작가는 어두운 밤 모닥불 옆의 청중들에게 나타나 자기만의 신비로운 힘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고,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감추어진 인간 본성의 비밀을 알려주고 고귀한 행동에 대한 열망을 불어넣는 존재였다.
컴퓨터를 통해 서사 창작을 탐구하는 것은 이러한 작가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작품을 창조하는 각각의 개인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서사 창작 자체의 원리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이다. (중략)
서사는 공생의 도구이며 스토리헬퍼는 서사 창작의 도구이다. 오늘날 서사 창작은 빈부 갈등과 후 변화,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에 신음하는 인류가 다시 한 번 서로의 유대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정신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스토리헬퍼가 인류의 이 고귀한 노력을 돕는 아주 하찮은 발명이 되기를 희망한다.
스토리는 현대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영혼의 형식이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대통령도, 사업가도, 마피아도, 살인자도, 노숙자도 대부분의 여가를 자신이 좋아하는 스토리와 함께 보낸다. 사람들은 서사를 수용하면서 세상의 숨겨진 질서를 생각하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한다.
(중략) 독자는 모든 척도가 동요하는 시대에 서사 창작의 가장 현실적인 척도가 되며 가장 현실적인 목적이 된다. 서사 예술은 작가가 마음의 심연 깊은 곳에서 느끼는 무엇을 진실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에게 통찰의 기쁨을 주고 독자가 마음속 깊이 열망하고 항거하는 어떤 것을, 인간의 영원한 고뇌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1부 <03 서사의 수용> 중에서
빅토르 위고는『레미제라블』의 창작에 무려 50여 년의 세월을 허비하며 10여 차례의 좌절을 경험한다. 이것은 그가 『레미제라블』의 완성에 필요한 표상들을 완전히 추출하지 못한 상태로 성급하게 플롯 구성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중략)
작가의 장기 기억으로부터 서사 창작에 필요한 표상들이 추출되면 그것은 작문 과정, 작업 환경을 순환한다. 그러나 한 번 표상 순환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소설의 문장이 탄생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똑같은 표상을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아야 한다. 이 반복은 작가를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표상 재기술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진정한 절망을 맛보게 된다. 창작의 기법에 대해 배웠던 이론, 형식, 계, 도식, 지름길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실제 창작의 시간은 표상 재기술의 상태로부터 시적 형식을 포착하기 위해 정신이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빚어지는 혼돈과 흥분과 모순과 자가당착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이야말로 허위가 발을 붙일 수 없는 창작의 적나라한 실체다.
― 1부 <05 표상추출과 표상 재기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