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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97041211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0-07-17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Introduction 006
추천의 글 A Letter of Recommendation 014
다시 쓰는 설공찬전
1장 살구나무 아래서 under the apricot tree 017
2장 공찬이의 죽음 death 027
3장 공침, 공심에게 빙의되다 obsession 035
4장 공찬이의 혼령이 공침이에게 들어가다 045
5장 공찬이의 저승 이야기 underworld 051
6장 비사문천왕:착한 사람 복을 받고, 059
나쁜 사람 벌을 받고 the Lord of underworld
7장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new start 069
┃별책 1 [설공찬전]의 작가 난재 채수는 누구인가 084
┃별책 2 [다시 쓰는 설공찬전]을 펴내며 093
┃나가며 Epilogue 100
┃참고자료 104
┃참고문헌 107
리뷰
책속에서
공찬이가 말하지 않았는가?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죽은 뒤에 살아서 행한 만큼의 평가를 받는다고 하지 않는가? 힘들다고 죽는 것은 결코 해답이 아니라는 사실도 그는 깨달았다. 간혹 공부를 통해 입신양명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릴 때마다 그는 죽음을 생각하곤 했던 것이다. 그런데 공찬이가 말해 주었다. 살아서 최선을 다해 살지 않으면 죽어서도 고통을 받게 되어 있다고. 삶과 죽음은 결코 다르지 않다고.
공침은 이제야 깨닫는다.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온전한 몸을 지닌다는 것. 온전한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공찬이를 통하여 체험했다. 공침이는 삶이 이렇게 감격스럽고 감동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답게 살겠다. 공부하며 살겠다. 부지런히 살겠다. 최선을 다하여 살겠다.
어둑어둑한 공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밝은 햇살 속에 있는 듯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순창, 금과마을의 새벽이 공침이에게도 고요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태양을 향하여 반딧불이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깜박이던 반딧불이의 불빛은 태양에 가까이 갈수록 점점 태양과 섞여들었다.
왜 죽은 공심이와 공찬이가 내 아들 공침이의 몸을 빌어 이승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인가? 하필이면 왜 내 아들 공침이란 말인가?
석산의 주문과 부적 덕분일까? 공침이의 고통스럽게 벌어진 입속에서 작은 빛 하나가 빠져나왔다. 그것은 불빛을 깜박거렸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반딧불이였다. 반딧불이는 공심이의 혼령인 걸까. 공침이의 입에서 반딧불이가 빠져나오자 공침은 쿠르르, 숨을 쉬기 시작했다. 반딧불이가 나갈 수 있도록 석산이는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 바깥에서 웅성거리던 사람들의 눈에도 깜박이는 반딧불이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