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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인이었을 때

내가 시인이었을 때

마종기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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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인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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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내가 시인이었을 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4637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5-10-10

책 소개

맑은 지성과 투명한 언어로 사랑의 시를 조탁해 온 마종기 시인의 시집 『내가 시인이었을 때』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천사의 탄식』(문학과지성사, 2020) 이후 5년 만의 시집으로 수록된 작품 모두 시인이 산수(傘壽)의 길목을 지나오며 씌어진 것들이다.
“내 생의 깊고 아름다웠던 날들”

내가 한때 시인이었을 때
내가 오색 풍선 날리는 시인이었을 때
그래서 긴 고통을 이긴 시인이었을 때
아름다운 시인, 마종기의 열세번째 시집 『내가 시인이었을 때』

맑은 지성과 투명한 언어로 사랑의 시를 조탁해 온 마종기 시인의 신작 시집 『내가 시인이었을 때』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천사의 탄식』(문학과지성사, 2020) 이후 5년 만의 시집으로, 수록된 작품 모두 시인이 산수(傘壽)의 길목을 지나오며 씌어진 것들이다.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 수상 당시 “나를 살려준 것은 문학”이라 밝힌 바 있는 시인은 장구한 세월 동안 60여 개국을 떠돌며 모국어를 향한 지극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이렇듯 사람과 삶에 관여된 일이라면 속단하지 않고 무한한 포용성을 보여주는 마종기는 한국 문단의 거목으로 평단과 독자의 애틋한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마종기 시 세계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이번 시집 『내가 시인이었을 때』에는 염결한 마음으로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고 말한 시인의 다짐이 집약되어 있다. 시인은 이제 더는 만날 수 없는 친구와 일찍이 세상을 떠난 누이 그리고 어린 시절 노란 민들레로부터 보았던 작은 희망에까지 눈길을 주며 삶의 고통 속에도 결코 허물어질 수 없었던 사랑의 순간을 돌아본다. 감방에서의 고초와 아버지 마해송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 생활의 풍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외로운 순간들이 담긴 산문 「영웅이 없는 섬」에는 단 한 번도 사람을 향한 진심을 저버린 적 없었던 시인 마종기의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1980년, 삶의 허무 속에서 헤매는 우리에게 시인은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자기가 믿는 지식이나 정확성이나 엄정한 판단보다는 사랑과 이해와 조건 없는 포옹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며 살고 있다”(『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뒤표지 시인의 글)라고 밝힌 바 있다. 시인이 간절하게 바란 ‘사랑과 이해와 조건 없는 포옹’은 지금의 복잡한 세상에서 더 멀리, 더 깊이 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한 여일한 사랑으로 살아온 아름다운 시인 마종기가 지금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모든 그리운 것이 허물어져도
손바닥에 담겨 있는 어린 희망


그리운 곳은 다 변해버렸다.
껍질을 벗지 못한 옛 모습의 몸은
모두들 떠난 것을 이제야 눈치챈다.
왜 모든 병이 창백한지를 배운다.
식물도 기억력이 있다는 중얼거림
숨어서 내 독백을 들어주는 이가
언제부턴가 주위에 있다는 걸 느낀다.

―「그해의 사순절」 부분

마종기 시에 깊게 밴 향수는 그의 내면에 자리 잡은 그리움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모국과 이국의 변방을 떠돌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인’으로 살아와야만 했던 독특한 경험을 인간 보편의 삶으로 확장해 개인의 체험이 아닌 인간의 삶과 진리를 탐구해나간다. “70년 전 난리통에” 자라난 “연한 초록빛 가슴 뜨거웠던 계획들”(「동화사 가는 길」)은 열세 살의 마종기가 70년 후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어린 희망’이자 뒤늦은 편지인 셈이다.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다짐을 해도/불안했던 지난날”(「그 나라의 양지」)을 뒤로한 채 “그리운 곳은 다 변해버”리고 익숙한 얼굴들은 곁을 떠난다. 영원할 거라 믿었던 사람과 장소가 하나둘 허물어지는 것을 관조하는 시인은 “인간은 도대체 모두 실향민이라는 철학자”의 말에 “함박눈으로 조근조근 응답”(「겨울의 응답」)하는 겨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과 자연을 시의 질료로 하는 마종기의 시는 더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 돌이킬 수 없는 추억과 가닿지 않는 세월에 안부를 묻는다. “눈으로 사람을 평하지 말고/귀로 사람을 보라고 하네”(「눈에 대한 소견」)라며 당부하는 시인은 어느덧 “강물은 나이 들수록 천천히 흐른다”(「잡담 길들이기 24」)는 사실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가 자신의 독백을 들어주고 있는 듯하다는 그의 고백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변치 않는 믿음과 시간이 아무리 덧대어져도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서려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시인에게 또 한 번 살아가는 일에 대해 배운다.

그는 간명한 아포리즘으로 경험을 압축하고, 기억을 매개하며, 인식을 전환하고, 감정을 응축한다. 안 보이는 사랑을, 사랑의 책임과 의무를, 그로 인한 외로움과 그리움의 근원을, 삶의 고통과 그 의미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정의하려는 시적 욕망의 발현인 것이다. 그는 늘 삶과 세계를 향해 자문하고 자답을 구해왔으며, 삶과 세계를 이해하고 그 기억을 살피고 해석해왔다. 어떤 기억은 왜 잊히지 않는지, 또 어떤 기억은 잊지 않은 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시적 성찰이자 의지의 소산이기도 할 것이다.
―정끝별, 해설 「깊고 아름다웠던 날들의 기원」에서

세상의 진정을 찾아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인의 부드러운 온기


그러다 내가 아직 시인이었을 때
청하는 대로 술 취해 노래했는데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어.
불안한 눈물도 흐르지 못하고
눈치 보며 얼굴을 떠나지 못했어.

[······]

그래, 눈떠라.
감추어둔 내 안의 물길이
소리 내며 흐르는 새벽녘,
길 잃은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
풀잎 사이 이슬에게 동행을 청한다.
그래서 긴 고통을 이긴 시인이었을 때.

―「내가 시인이었을 때」 부분

시인은 재두루미 한 쌍이 짝짓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흥분하지도 않고, 침 흘리지도 않고, 재미있어하지도 않고 차분한 기분으로 황홀하고 아름답게” 바라보며 젊은 시절 즐기곤 했던 “승무의 귀한 모습이나 휘휘 돌아가는 살풀이춤이나 티 없는 학춤”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이렇듯 삶이 영롱한 이슬을 맺는 순간을 마주할 때면 “이제는 확실히 시인이 된 모양이라고 믿어도”(「재두루미 한 쌍」) 되는지 묻는다. 서로 머리를 맞댄 채 우아하게 걷는 두루미는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풀밭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전하고 시인은 우리에게 기꺼이 그 순간을 나눈다. 보이지 않는 대상의 심연까지 바라보고 들리지 않는 소리에 한 번 더 귀를 기울이고 싶은 마음에 시를 쓰는 그는 시야말로 “삭막한 세상에서 상처 치유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천사의 탄식』 뒤표지 시인의 글)라는 오랜 믿음을 품고 있다. “정의는 아무 데서나 몇 푼에 판다는 것을/아픈 목을 만지면서 모두 배”(「통증의 기원」)운 그에게 시 쓰기란 삶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한 무모한 시도와도 같다. 시인은 책상 앞에 앉은 모기 한 마리에게서 “평화롭지도 공평하지도 않은 세상만사를/한 번의 죽음으로 다 배”(「모기의 날」)우며 숙연한 자세를 엿보다가도 “내 실수 하나로 사람을 죽일까 봐/실언 하나로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염려하며 시의 부름에 응답한다. “젊은 날에는/좋은 시인이 되고 싶어 몇 번이고/술 마시고 취해서 땅에 쓰러졌”던 그는 “나라를 멀리 떠나 외로워져서야” “고통만이 고통을 치유한다”(「먼 길」)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흔들린다는 게 무언지도 모르면서” “좋은 시를 찾아 평생을 헤매 다녔”다는 시인은 “흔들리면 저절로/내 온몸에서 시가 꽃필 줄 알”(「고군산군도에서」)았다고 털어놓는다. 이는 의사로서의 생존적 차원의 물음과 문인으로서의 시인의 용도라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안주할 수 없는 세상의 고통 속에도 시인은 “하루는 중년이었고 하루는 노년의 모습”(「신화의 강」)으로 “그래서 긴 고통을 이긴 시인”이 된 자기 자신과 마주한다. 이렇듯 도덕적 성숙을 이룩한 시인의 작품은 타고난 고운 성정과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순수함을 전하며 시를 읽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고국을 떠나 이민자로 살아오면서 겪어야만 했던 삶의 고단함 속에서 오직 시를 쓰는 순간에만 본인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그는 지금도 살아 있는 모든 대상에 깃든 슬픔을 발굴한다. 그렇게 시 문학의 미학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묻는다.

그런 슬픔을 어머니나 동생에게 보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나는 여러 편의 시를 썼고 시를 쓰면서 자주 혼자 울었습니다. 「바람의 말」이니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같은 시가 그때에 쓴 것이었습니다.
―산문, 「영웅이 없는 섬」에서

목차

시인의 말

1부
해변의 디아스포라 | 그해의 사순절 | 동화사 가는 길 | 재두루미 한 쌍 | 통증의 기원 | 백두산 어지럼증 | 모기의 날 | 그 나라의 양지 | 바람의 이름으로 | 흰나비의 증언 | 발 씻는 남자 | 아바타를 떠나며 | 겨울의 응답 | 동생의 기일 | 입동 즈음에

2부
후기 현악사중주 | 첫사랑처럼 | 누이동생의 이별 | 그림자의 하루 | 늦가을 와온해변 | 큰일을 치르며 | 혼자 사는 새 | 먼 길 | 비밀의 마을 | 눈에 대한 소견 | 아침의 발견 | 두루미 한 마리 | 왕 중의 왕

3부
만년의 과수원 | 딴 방을 쓰며 | 우아한 나무 | 잡담 길들이기 23 | 잡담 길들이기 24 | 글피나 그글피 | 고군산군도에서 | 고군산군도에서 2 | 친구를 보내며 | 노을의 가족 | 약속 | 신화의 강 | 아르헨티나 무지개 | 하나개 바람 | 내가 시인이었을 때

산문
영웅이 없는 섬

해설
깊고 아름다웠던 날들의 기원 · 정끝별

저자소개

마종기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3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의대,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1966년 도미,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와 의대 교수로 근무했다. 19 5 9 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 뒤, 『조용한 개선』 『두번째 겨울』 『평균율』(공동 시집), 『변경의 꽃』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그 나라 하늘빛』 『이슬의 눈』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하늘의 맨살』 『마흔두 개의 초록』 『천사의 탄식』 등의 시집을 펴냈다. 그 밖에 『마종기 시전집』, 시선집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산문집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아주 사적인, 긴 만남』(공저)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우리 얼마나 함께』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공저) 『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대산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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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동화사 가는 길에 피어 있던 민들레는
아직도 그 큰 바위 옆에 살고 있을까.
잘 키운 새끼들 수많은 노란 얼굴이
내가 가면 반갑다고 다가와줄까.
70년 전 난리통에 점심은 못 먹어도
초여름 그 들길에 화사하게 피어 있던
들꽃과 바위와 산새 들과 시냇물,
그 안에서 자라던 내 어린 희망들이
지금도 오순도순 잘들 살고 있을까?

1952년, 열세 살짜리 신문팔이 피란민 학생,
그 신문에 내 동시 「동화사 가는 길」이
아직도 싱싱한 남도의 들길에 사는데
오늘은 고무신 신고 걷는 길 아니고
셔틀버스 시간표 보고 느긋이 앉아 가는
아니면 휴대폰으로 추적해 차를 몰고 가는
편하고 싱겁게 가는 가까운 포장도로.
긴 세월에 세상이 많이 변했다지만
내게 남은 것은 주름살 깊은 동화사.

아무래도 내가 다시 찾아 나서야겠다.
연한 초록빛 가슴 뜨거웠던 계획들이
지금은 정말 어디쯤에 살고 있는지?
혹시 함께 손잡고 살지 않아서인가,
내가 혼자 잘난 척 뛰어다녔기 때문인가.
아침 해 뜨고부터 해 질 녘까지
한발 한발 고개 숙이고 물어봐야겠다.

―「동화사 가는 길」 전문


젊은 날에는
좋은 시인이 되고 싶어 몇 번이고
술 마시고 취해서 땅에 쓰러졌다.
바른 길 외치다가 감방에도 갔다.
종국에는 온몸에 상처만 쌓이고
나라를 멀리 떠나 외로워져서야
나그네가 된 나에게 네가 다가왔다.
어두워 몸부림쳐도 외면만 하고
동반자 하나도 허용하지 않던 길,
그늘에 가려 추운 대답을 기다리면
그제야 눈길만 몇 개 보내주었지
그 갈증, 그 부끄러움 속에서 살았다.

천지가 가물거리는 나이에 와도
느린 발걸음의 길은 멀기만 한데
헐벗은 몸에서만 꽃이 핀다니
나이도 잊고 상처도 잊어야겠지.
시를 찾겠다고 입술을 깨물던 내 피가
혹시 보였니, 끈질긴 불면도 보였니?
고통만이 고통을 치유한다고 했지.
회복의 기미는 어디에도 없고
헤매던 불구의 혼을 감추고
모두 떠난 먼 길에 다시 나서리라.

―「먼 길」 전문


비가 오다가 날이 개도
공중에 남아 있던 빗방울들 모여
산뜻한 무지개를 만드네.
비가 귀한 이 땅에서는
나이를 더 먹어야
온몸이 젖을 수 있다네.

무지개가 자라난 자리에는
아직도 그 색깔이 남아
하늘과 땅을 화사하게 칠하고
죄지은 인생을 후회하면서
오색 물감에게 낭비한 비가
오늘에야 약속을 하겠다며
내 몸까지 씻어주네.

무지개를 키운 땅이여,
깊이 잠든 마을을 깨우며
노래하는 내 여름의 뒤뜰이여,
폭우 끝에 보이는 지난날의 유혹이여.

―「약속」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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