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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97096501
· 쪽수 : 286쪽
· 출판일 : 2020-07-25
책 소개
목차
0
종로3가로 가는 길 / 남수정 - 9
1
타자들의 공간 종로3가 / 남수정 - 17
타자의 연대기 / 서울퀴어콜렉티브 - 31
깊고 기우고 기만한 건물들 / 김정민 - 37
도시계획으로 바라보는 퀴어서울 / 송태수 - 53
1.5
당신은 어떤 궤적을 그리고 계신가요? / 서울퀴어콜렉티브 - 85
서울시민은 당신을 ○○합니다. / 서울퀴어콜렉티브 - 89
2
서울의 퀴어를 찾아서 / 김영준 - 133
소수자의 도시공간, 도시점유 / 강예린 - 151
종로의 정체성/들 그리고 롤모델에 관하여 / 임동현 - 165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고가는 호모의 사랑 / 조동섭 - 173
청소년 퀴어가 궁금하세요? / 티오 - 187
온스, 퀴어가 아니어도 괜찮아 / 블+휴고 - 201
존재의 위계, 공간의 위계 / 도균 - 223
서울에 거주할 권리 / 이동현- 235
여성은 어떻게 홈리스가 되는가 / 강민수 - 251
계속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 임정원 - 263
3
당신의 종로3가는 어디인가요? / 김정민 - 273
저자소개
책속에서
타자들의 공간 종로3가, 남수정
최근 수 년 동안 익선동은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로 부상했다. 도심 속 작은 한옥마을의 정취에 청년들은 매료되었다. 미디어에 활발하게 소개되었고 한옥 단지가 전부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수많은 옷가게와 유명 맛집의 체인점까지 입점했다. 익선동에는 낡음 속에서 느끼는 환상적인 세련됨이 있고 좁고 미로 같은 골목을 찾아들어가는 보행의 재미가 있다. 이곳에 도착하기 위해 사람들은 지하철역 5호선 종로3가역 출입구로 가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종로3가 지하철역은 3개 선이 연결되어 있고 환승 통로가 복잡하다. 그래서 1호선과 3호선을 타고 온 사람들은 출구로 나와 걷는 편이 더 편하다. 종로 대로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 내렸을 때에도 큰 블록을 걸어 들어와야 한다. 익선동의 구역 내부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길이므로 익선동은 더욱 보행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걷기의 즐거움. 항상 차를 타고 빠르게 스쳐 지나갔던 작은 도시의 일상을 감상하는 즐거움. 마치 놀이공원에 입장하듯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구역에 들어서면 펼쳐지는 독특한 풍경이 바로 익선동의 매력이다.
그러나 이 즐거운 걷기가 종로3가의 그림자를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실은 반대로 종로3가의 그림자를 드러내기 위해 '즐거운 걷기'를 유도한 것이기도 하다. 종로대로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걸을 수 있는 길의 여러 갈래를 우선 설명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길은 탑골공원 담장을 끼고 낙원상가를 향한 길이다. 이 길을 걸을 때 우리는 70대 이상 할아버지들의 거대한 무리를 발견한다. 두 번째 길은 일명 '송해길'이다. 역시 오래된 기원과 이발소, 낡은 국밥집 등과 함께 할아버지들을 마주친다. 세 번째 길은 지하철역 3호선의 출입구가 있는 길이다. 이 길의 안쪽에 피카디리CGV가 있지만 그 골목을 걷다 왼편을 바라보면 쉽게 들어서면 안 될 것 같은 풍경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큰 낙원동 블록을 지나 익선동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낯섦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 밤, 해가 지면 말이다. 익선동으로 들어가기까지 보행자를 보는 시선과 보행자의 풍경을 향한 시선이 서로 부딪치는 것이 바로 종로3가의 타자성에 대한 의구심을 촉발하는 계기이다.
도시계획으로 바라보는 퀴어서울, 송태수
도시는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이지만 간단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바라보는 도시는 서로 각기 다른 이미지의 총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시는 고층 건물과 아파트가 밀집한 공간이기도, 교통체증과 혼잡이 심각한 공간이기도, 경제적 기회가 풍부한 공간이기도, 빈부격차와 불평등이 심각한 공간이기도, 맛집과 문화시설이 많아 생활하기 즐거운 공간이기도, 그리고 환경오염이 심각한 공간이기도 하다. 때문에 많은 도시학자들은 도시에 대한 파편적 이미지를 넘어 도시의 본질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도시사회학자 워스(Wirth)는 도시를 정의하는 주요 요소를 큰 인구규모, 높은 인구밀도, 그리고 사회적 이질성이라고 보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장기간 유입되며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공간이 도시라고했다.
그렇다. 도시는 그야말로 다양성, 이질성, 차이 그리고 낯섦의 공간이다. 도시에는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살아간다. 이들은 매일 매우 밀접한 경제적, 사회적 관계를 맺고 생활한다. 우리는 매일 각양각색의 옷차림과 외모를 지닌 사람들과 함께 같은 길을 걷고 버스와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요리하고, 우리가 걷는 길을 청소하고, 우리의 집으로 택배를 해 주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기억하거나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는 같은 건물 또는 동네에 사는 이웃이 몇 명인지,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이처럼 무수히 많고 다양한 도시구성원들이 각자 자유롭게 생활하는 과정에서 도시가 더 흥미롭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 있다.
서울의 퀴어를 찾아서, 김영준
그러니까 흔히 한줌 팔로워라고 하지만 한줌이어도 내 얘길 들어줄 사람이기도 하고 해서. 예를 들면 말씀드린 것처럼 건축만 보고 팔로를 했는데 제가 올리는 퀴어 이슈를 보고 이런 이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고, 그 반대 분들도 계셨고. 그런 반응 자체가 저는 아주 즐겁더라고요. 또 트위터하는 사람들이 여러 계층이긴 하지만 저도 제가 맞팔이라든가 자주 교류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 대학 와서 공부도 하고 이런 활동도 하시고 아니면 각자 전공 분야에서 좀 명망도 있으신 분들이 많다 보니까 결국 인플루언서라 할 수 있는 고학력 집단인 거죠. 여기서 제가 말하는 이슈들이, 긍정적인 이슈들이 퍼져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하는, 그런 희망 때문에라도 조금 의무감으로 올려야 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