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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나는, 좋은 의사일까요?

당신에게 나는, 좋은 의사일까요?

레이첼 클라크 (지은이), 김은영 (옮긴이)
책든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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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나는, 좋은 의사일까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당신에게 나는, 좋은 의사일까요?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711730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0-08-12

책 소개

영국의 공공의료시스템인 NHS 소속 전공의로 일하면서 불합리한 의료시스템에 맞서 시위를 주도했던 젊은 여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목차

∴ 감수자의 말························9
∴ 프롤로그··························13
01 언어············28
02 행동············45
03 찬사············57
04 광채············70
05 친절············85
06 냉담············99
07 출혈············118
08 교전············ 139
09 차별············ 154
10 회복············ 171
11 반란············ 190
12 경이············ 208
13 환호············ 225
14 용기············ 235
15 지혈············ 253
16 희망············ 269
∴ 에필로그·········· 288
∴ 감사의 말·········· 293
∴ 참고자료·········· 296

저자소개

레이첼 클라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영국의 공중 보건 의사이자 완화 의료 전문가. 윌트셔 시골에서 지역 보건 전문의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가 환자를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했다. 아버지의 진료소에서는 해마다 동네 아이들이 태어나고, 노인들이 눈을 감았다. 언제나 환자의 처지를 먼저 헤아리는 아버지를 보며 친절하고 인정 많은 의사상을 가슴에 새겼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알카에다, 콩고 내전 등 다양한 주제의 시사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그러나 1999년 런던에서 발발한 테러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뒤,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의대에 진학했다. 의사 면허를 딴 후 고된 응급실 근무를 자처하며 사람을 살리는 의학의 역할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환자를 사람이 아닌, 고쳐야 할 장기나 부속품 정도로 대하는 차가운 의료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에 무감했고, 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들은 병원에서 쉽게 내동댕이쳐졌다. 결국 그녀는 환자 중심의 의술을 펼칠 수 있는 분야를 고심한 끝에, 동료 의사들이 꺼리는 분야이자 말기 환자들의 인간다운 죽음을 위해 애쓰는 완화 의료(호스피스)를 전문으로 삼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흔히 호스피스 업무가 무척 힘들고 우울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이에 저자는 그와 정반대라고 대답한다. 호스피스에는 용기와 연민과 사랑하는 마음 등 인간 본성의 선한 자질이 가장 정제된 형태로 존재한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서도 최선의 모습을 선보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저자는 호스피스에서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2017년 아버지의 대장암 투병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겪으며 사랑이야말로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며, 이별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헌신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의 운명임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호스피스 환자와 보통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단 하나뿐이다. 그들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진 것처럼 산다는 것. 이 책은 의료의 본분을 몸소 보여 주는 따뜻한 호스피스 의사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살았던 환자들과 아버지에게서 배운 삶과 사랑의 의미를 담았다. 선데이타임즈 top 10 베스트셀러, 2020 코스타 바이오그라피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가디언 선정 2020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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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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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불그스름한 새벽 빛 속에 드러난 가파르고 시뻘건 흙길과 희미하지만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총소리. 멀리서 흐릿하게 보이는 난민들의 첫 물결이 마을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피난민의 대열은 여자와 아이들이 앞장서서 이끌었다. 여자들은 커다란 보퉁이며 매트리스 같은 것들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며 걸었고, 아기들은 어른의 등짝에 단단히 업혀 있었다. 난민들은 벽마다 총알구멍이 숭숭 뚫린 건물 입구를 지나, 무감각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며 우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과 전쟁의 참상이 동시에 펼쳐지다니, TV 화면용 영상으로는 끝내주는 호소력을 가진 장면이었다.
의사가 되기 전, 나는 사람들의 삶을 영상에 담는 일을 했었다. 기자로서 콩고 민주공화국의 내란 같은 시사 다큐멘터리를 제작, 감독했다. 2003년의 일이었다. 토니 블레어 수상의 말을 빌자면, ‘세계의 양심에 생긴 흉터’였던 이 갈등으로 이미 5백만 명이 목숨을 잃은 시점이었다. 희생자들 대부분이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며칠 전에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들어갔던, 폐허나 다름없는 마을 부니아Bunia는 학살의 중심지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강간과 폭행은 매일 일어나는 일상이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한 달 전에도 주민 5백 명이 낫과 칼로 무장한 민병대에게 끔찍하게 살육을 당했다. 마을에 임시로 세워진 병원 텐트에는 팔다리가 잘려나간 부상자들로 가득했다. 가장 어린 부상자는 겨우 일곱 살이었다.
난민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총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렸지만, 나는 카메라를 멈출 수 없었다. 난민들은 종종걸음을 치다가 급기야 뿔뿔이 흩어지며 뛰기 시작했다. 머리에 이고 있던 매트리스며 보따리는 내동댕이쳐져서 흙바닥 위에 나뒹굴었고, 아이들은 울기 시작했다. 탈영한 민병대원들이 AK-47를 든 채 민간인들과 합류했지만, 그들도 제각각 저 살자고 도망치느라 바빴다. 원래 그들이 소속되어 있던 군대가 갑자기 숲에서 물밀듯이 밀려왔고, 우리에게는 빗발치듯 총알이 날아들었다. 사방에서 총알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안전한 곳을 향해 달렸다. 가시철조망으로 둘러쳐진 담장 안에 이미 6천 명의 난민이 바글거리고 있는 UN 평화유지군 난민수용소…….
유엔 건물 안에는 20명 남짓 되는 기자들이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소리를 들으며 맨 콘크리트 바닥에 모여 있었다. 수류탄이 한 발씩 터질 때마다 건물 벽이 우르르 떨렸다. 제발 저들의 손에 박격포는 없기를, 우리는 기도했다. 나도 잡히면 강간을 당하고 갈가리 찢겨 죽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차라리 부니안 민병대가 사람을 주로 어떻게 죽이는지 몰랐더라면 싶은 심정이었다. 고의는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프랑스 통신사 기자와 몸이 딱 밀착되어 있었다. 내가 그 기자의 손을 잠깐만 잡는다면, 이 남자가 싫어할까, 궁금했다. 부모님에게 전화라도 걸어 두 분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간절하게. 우리 카메라는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갔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흘러 네 시간쯤 후, 드디어 총소리가 잦아들었다. 부상자들이 병원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마을 병원으로 몰려들었다. UN이 마련한 텐트촌에는 난민 수백 명이 또 늘어났다. 우리는 다행히 콘크리트 벙커에서 탈출했지만, 밤은 깊어가고 아직도 멀리서 간간이 총소리가 들렸다. 100퍼센트 안전하다고 믿고 몸을 피할 장소도 없었다. 마을의 길목마다 민병대가 진을 치고 있는 마당이니, 우리는 UN 평화유지군의 화력에 보호를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난민수용소의 벽 아래 얇은 비닐 한 장을 깔고 누워서 모기장을 움켜쥔 채 밤을 새웠다. 너무 무서워서 눈도 감을 수 없었다. 몇 년 후, 그 때 우리가 찍은 영상은 콩고의 군벌을 UN 국제사법재판소 법정에 세우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부니아를 촬영한다는 건 국제적인 바보짓거리에 불과한 보잘 것 없는 성취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나는 내 능력 밖의 일에 철부지처럼 뛰어든 셈이었다.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나는 의사가 되겠다고 TV 기자로서의 커리어를 집어 던졌다. 내가 갖고 싶은 직업과 기자라는 직업을 바꾸면서, 나는 이제 전쟁터는 뒤로 멀리 떼어놓고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습게도-병원이라는 곳이 치유를 위한 최후의 보루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한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내 인생에서 가장 두려웠던 경험은 콩고의 킬링필드에서 빗발치는 총소리에 숨죽이고 있었던 그 시간들이 아니라 영국의 한 수련 병원에서 첫 야간 당직을 서던 날이었다. 만약 그 때 누가 나에게 첫 야간 당직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경험인지 말해줬더라도, 나는 아마 헛소리 하지 말라고 웃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의대에서 막 떨어져 나와 피와 고통과 좌절과 죽음이 가득한 세상으로 던져진다는 것의 공포는 다른 어떤 공포와도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나는 익숙하게 그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지만, 사실 그러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첫 야간 당직은 마치 징역살이를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이제 막 ‘의사제조공장’에서 성형되어 나온 새내기 의사로서, 췌장염의 원인 스물여덟 가지,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뼈 206개의 이름, 스트레스와 공포의 신경생리학 같은 것들을 줄줄이 꿰고는 있었지만, 응급환자를 앞에 두고서는 어떤 결정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깜깜한 처지였다. 만약 내가 환자에 대해 잘못 판단한다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었다. 내가 갖고 있는 이 모든 지식들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굳이 걱정할 필요 없는 환자와 진짜 신경을 써야 할 환자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병원 전체의 각 병동마다 나의 미숙한 손에 의지한 채 수백 명의 생명들이 희미한 조명 아래서 잠들려 하고 있었다. 나는 의사 가운을 입은 사기꾼이 된 기분이었다.
사기꾼 신드롬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마치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병사처럼 야간 당직을 준비했다. 영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인 남편-토네이도 F3를 몰고 공중전을 치러도 심장박동조차 변함이 없는 남자-은 무슨 수를 써서든 ‘냉정 침착’을 유지하는 것이 열쇠라고 내게 조언해주었다. 그 속마음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만드는 데이비드의 냉정함을 닮아보겠다는 가망 없는 목표를 세워놓고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 즉 나의 교과서로 일단 후퇴했다. 적어도 내 머릿속에서라도 모든 응급환자들을 조지 클루니Geroge Clooney처럼 다룰 수 있게 될 때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생사의 응급상황을 반복해서 복습하는 것이었다. 다이어트 콜라와 캐슈넛, 그리고 언제나 내 사기를 북돋워주는 초콜릿 바를 든든하게 준비했다. 응급의학 포켓 가이드를 배낭 밑바닥에 넣고, 응급호출이 오면 후다닥 달려가기 편한 신을 골라서 신었다. 병원에 도착해 밤 9시에 생애 첫 야간당직 인수인계를 하면서, 간호사들에게 내가 필요할 때마다 밤새 삐-삐-하고 신호를 보내줄 호출기를 받았다. 백전노장 같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당장 토할 것만 같았다.
당직을 인계하고 나간 인턴이 밤공기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넘겨준 차트는 겨우 알아볼까 말까 한 글씨로 뭔가가 빼곡하게 -혈관에 캐뉼러*를 삽관해야 할 필요가 있는 환자, 혈액 테스트가 필요한 환자, 소변 카테터가 필요한 환자- 적혀 있었다. 정말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싶으면 내가 찾아가야 할 내과 전공의는, 자기는 밤새 응급실에서 바쁘겠지만 정 필요하면 호출하라며 애매모호한 어조로 말했다. 다른 의사들도 뿔뿔이 사라졌다. 내 눈에는 그들 모두가 소름끼칠 정도로 유능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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