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시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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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땀을 흠뻑 흘리며 몸을 다 풀고 화장실이라도 가게 된다면 큰일이지. 땀이 모두 식어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몸을 풀어야 해. 그럼 연습할 충분한 시간을 화장실에서 모두 허비하고 말 거야. 그럼 난 경기를 망칠지도 몰라!
경기 전날 저녁은 조금만 먹어야 해.
경기 당일 아침도 조금만 먹어야 해.
스트레칭은 충분히 해야 해.
관절의 가동 범위가 최고에 도달해서

근육과 인대가 다치지 않아야 하니깐.
가장 중요한 기본 동작을 잊지 않기 위해
구령에 맞추어 한 번 더 해야 해.
이제 땀이 나기 시작하면
연결 동작을 하나씩 연습해야 해.
머리부터 이마,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있을 때,
이제 경기장에서와 똑같이 연습해야 해.
가장 어려운 부분을 찾아 또 연습해야 해.
내가 가장 실수가 많은 부분을 계속 연습해야 해.
이제 나를 부르고 상대 선수와 나란히 자리에 있을 때, 나는 계속 경기장에서의 내 모습을 상상해야 해.
상대방을 의식하거나
상대방이 얼마나 잘할까 하는 고민을 하지 말아야 해.

내가 실수했을 때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가장 잘할 때를 생각해야 해.
내가 승리하고 손을 흔들고
모든 사람에게 축하받아 행복한 순간을
계속 생각해야 해.
그래! 그럼 되는 거야!
이게 바로 나의 루틴이야!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의 실제 ‘루틴’ 독백입니다. 이 선수는 전국대회에서 고3 선수 중 예선 최고 점수로 1위, 준결승 1위, 최종 결승전에서 1위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