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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40301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4-09-09
책 소개
목차
일기글
엮는 글
바라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날,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이라는 사전의 뜻 그대로 나는 그날의 생각이나 느낌을 일기로 썼다. 꼭 그날의 일이 아니어도 평소에 생각해 오던 것이 어느 정도 정리되거나 어떤 문장이 떠오르면 일기를 썼다. 또 책, 음악, 영화, 신문, 전시, TV 프로그램 등을 보고 듣고 읽다가 공감하거나 동의하는 내용이 있으면 일기장에 글자 그대로 써 놓았다.
…
이 책은 이렇게 쓰고 채워 온 2008년부터 2023년까지의 일기에서 내가 직접 쓴 글만 골라 엮은 책이다. 책을 만들기로 결정하고서, 나는 일기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쑥스러워진 표현과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초라한 문장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도 했지만 이따금씩 재미있는 일기에 웃었고, 제법 괜찮은 글을 읽을 때는 기뻤다. 이렇게 일기를 쓰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런데, 지난 일기를 읽는 동안 한편으로는 뭔가 굉장히 묘하고 이상했다. 분명히 내가 한 일, 내 생각, 내 느낌을 글로 써 놓은 것인데도 왠지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는 것처럼 무척 낯설었다. 심지어 몇몇 글은 정말로 내가 쓴 것인지 강한 의심까지 들었다. 지난날에 일기를 썼던 ‘과거의 나’와 그 일기를 읽고 있는 ‘지금의 나’가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그저 ‘시간이 지나서’, ‘과거가 되어서’라는 말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럴 수 있는 걸까? 나는 좀 어지러웠고, 좀처럼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