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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475870
· 쪽수 : 187쪽
· 출판일 : 2021-11-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4
신주형
나의 동네, 작은 가게들_8
교수님의 아픈 손가락들_24
구샛별
불완전한 내가 하는 완벽한 사랑_40
환상의 짝꿍_46
구옥정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 사이를 오가는 것에 대하여_56
유튜브와 포도에 매달린 시간들_82
소연
경계의 언저리에서_92
빵 다 팔렸어요_100
봄날
걸으며 생각하는 것들_108
무심하고 게으른 나의 글쓰기_116
김석
시간으로 살 수 있는 것들_126
까마중을 아시나요?_134
저눈
어쩌다 상담사_144
겁쟁이_152
이윤경
매일 전시 중입니다_164
그 사람이 찾아왔습니다_172
김민섭
내가 사랑하고 마음을 두는 선명한 너에게_178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때 일본에서도 "한 달에 한 도시 살기"가 엄청난 유행을 끌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살고 싶은 도시 넘버원으로 꼽히던 곳은 다름 아닌 교토였다. 수백 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을 잇는 니시키 시장 거리에 위치한 멀티 플렉스 영화관에서 4D 영화를 보고 나와 역사적 인물 료마(龍馬)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여관이 자리했던 거리의 상점가를 지나면 1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별사탕 전문가게가 있고 그 반대편에는 일본의 3대 커피 체인점 중 한 곳이 위치하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옷을 입은 20대 젊은이들이 한국식 핫도그를 먹기 위해 줄을 서 있고 그 사이를 그들 나이 또래의 마이코(舞妓) 상이 전통 문양이 그려진 기모노를 입고 곱게 분칠한 하얀 얼굴과 붉은 입술을 한 채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나의 동네, 작은 가게들>
엄마가 되고 넘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아기가 생긴다는 건 완벽하지 않은 내가 완벽한 사랑을 주고 싶은 상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엄마들이 약속시간에 자꾸 늦는 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기에게 아무리 주어도 부족한 것만 같은 내 애정과 사랑에 발을 동동 구르기 때문이다. 아기를 낳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자꾸만 망설여졌던 이유는 클리쉐같은 글을 쓰게 될까 봐서였다. 아기를 낳아보니 왜 엄마들이 자꾸만 약속시간에 늦는지 이해가 된다는 글은 정말이지 쓰기 싫었는데 겪어보지 않고 비자발적 지각쟁이 엄마들을 속으로 판단했던 예전의 내 모습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터 놓는다.
-<불완전한 내가 하는 완벽한 사랑>
코로나로 여행과 휴식마저 어려웠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왔다. 개학 날인데도 우리는 교실에 모이지 않았다. 누구는 예쁘게 머리를 땋고 바른 자세로, 누구는 아직 잠이 덜 깬 채 까치 머리를 하고선 검고 네모다란 칸칸의 화면 속에 얼굴을 비추었다. 학교 공사로 인해 더욱더 길었던 여름방학이었다. 한 달이 넘도록 보지 못했던 얼굴들이 하나둘 가상의 교실로 입장한다. 다들 조금씩은 까매진 듯한 얼굴들을 볼 때마다 소복소복 반가움이 쌓인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 사이를 오가는 것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