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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91196769475
· 쪽수 : 85쪽
· 출판일 : 2023-09-0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홍세화 01
1. 체육복을 읽고 학교에 오는 아이들 07
만남의 시작은 학생들의 표정과 옷차림을 읽어내는 데서부터
2. 아빠, 왜 프랑스 애들은 나를 때리지 않죠? 19
자베르는 장발장을 구속할 수 없었다
3. 잘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35
신민에서 시민이 되지 못한 채 고객이 되어 버리다
4. 즉자적 자아에서 대자적 자아로 45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글쓰기는 사람을 정교하게 한다
5. 좋은 어른이란 자신이 미완의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53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어려운 길이므로 우리가 가야 한다
에필로그 _이원재 73
대담집을 엮으며 _김민섭 79
책속에서
그때가 국정농단이 있던 때고 모두가 촛불을 들던 때였습니다. 모두가 모이면 그 얘기만 하던 때이기도 했죠. 그들이 얼마나 나쁜 사람들인가 그런 이야기를 참 많이 하던 때였는데, 저희도 그 화제가 안 나올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뭐였냐면 먼저 좀 자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싶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이러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서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그런 기성세대들이 반성과 사과를 먼저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제가 아는 모든 어른들이 그들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서 그리고 얼마나 자신이 정의로운지에 대해서만 얘기할 때 사과를 해 주신 유일한 어른이셨습니다.
결국은 아이들이 자기 앞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할 텐데 그럼 교사들은 미래를 속단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앞길을 개척할 수 있게끔 용기를 북돋워 주고 스스로를 귀하게 여길 수 있게끔, 또 세상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게끔 마음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제가 늘 새학기에 처음 만나는 시간에 ‘문학은 예방주사다. 맞을 때 좀 따끔하고 재미없어도 언젠가 네가 인생에서 자빠지고 쓰러질 때 이게 백신으로 작용해서 너를 다시 일으켜 줄 거다. 죽지 않게 지켜줄 거다.’와 같은 이야기를 해 줍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학교에서 시민을 기른다는 것 역시 자기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거기에 필수적인 것이 글쓰기와 문학 공부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