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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죽도록 즐기기](/img_thumb2/9791197511158.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학/미디어론
· ISBN : 9791197511158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1-07-15
책 소개
목차
2006년판 서문
역자서문
초판서문
일러두기
제1부
01 미디어는 메타포다
02 인식론으로서의 매체
03 인쇄시대의 미국
04 인쇄문화, 인쇄정신
05 삐까부 세상
제2부
06 쇼비즈니스 시대
07 자, 다음 뉴스는…
08 예배가 아니라 쇼!
09 이미지가 좋아야 당선된다
10 재미있어야 배운다
11 헉슬리의 경고
20주년 기념판을 내며
주해
참고문헌
색인
책속에서
쇼쇼쇼, 쇼를 즐겨라 - 뉴스쇼!
텔레비전 세계에서 오락은 모든 담론을 압도하는 지배이념과 같다. 무엇을 묘사하든, 어떤 관점에서 전달하든, 가장 중요한 전제는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재미’ 때문에 매일같이 뉴스에서 재난이나 잔혹한 장면을 접하면서도, 뉴스진행자가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하는 한마디에 걸려들고 만다. 왜냐고? 아마 TV에서 몇 분 정도 살인이나 무차별적 상해사건을 보면 한달 정도는 잠을 못 이룰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뉴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재미 삼아 보게 될 것임을 잘 알기에 뉴스진행자의 초대에 기꺼이 응한다.
뉴스쇼에서 온통 우리가 보고 듣는, 잘 생기고 상냥한 뉴스진행자, 유쾌한 재담, 자극적인 타이틀 음악, 생생한 현장 장면, 그리고 매혹적인 광고… 이 모든 것들이 방금 본 장면이 슬퍼할 필요가 없음을 암시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뉴스쇼는 오락적 구성 형식일 뿐, 교육적이지도, 성찰하거나 정서를 함양하는 형식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뉴스쇼를 만든 사람들을 엄격하게 비판해서는 곤란하다. 이들은 읽을 뉴스를 편집하거나 라디오 청취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기 위한 뉴스를 TV로 내보내고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는 ‘하찮음의 추구’라고 부를만한 정보환경으로 급속히 들어서고 있다. 이 게임은 ‘사실’을 오락을 위한 원재료로 사용하기에, 우리의 뉴스 출처도 오락의 재료가 될 뿐이다. 오보(誤報)나 판단오류가 난무해도 문화는 존속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을 단 22분 만에 어림잡는다거나, 재미있는 뉴스가 가치 있는 뉴스로 둔갑하는 상황에서도, 문화가 살아남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