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97603679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2-07-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20세기를 써 내려간 서른세 개의 인생
1부 하늘의 개척자들
1장 레드 제플린, 대서양을 건너라
- 탐욕의 바다 대서양
- 최초의 대륙 간 여객선 그라프 제플린
- 비행선 시대의 종말
2장 프랑스에서 칠레까지, 대장정의 시작
- 항공우편의 개척자 라테코에르
- 초장거리포를 찾아낸 정찰기
- 냉정한 열정가 디디에 도라
3장 지중해로 뛰어든 어린 왕자
- 개척 조종사를 동경한 보헤미안
- 영감의 근원 서사하라 사막
- 조종석에 앉은 작가
- 소행성 B-612로 날아간 파일럿
4장 세상 끝까지 날아간 조종사
- 파이오니어 파일럿 장 메르모즈
- 존재에 충실한 자, 두려울 것이 없다
- 남십자성이 되어 사라진 크루아뒤쉬드
5장 대서양 상공의 총성 없는 공중전
- 대서양을 서쪽으로 횡단한 세 명의 조종사
- 속도의 미국, 항속거리의 유럽
- 저무는 대영제국의 꿈 코밋
- 대서양을 장악한 보잉 707
2부 시대와의 불화
6장 식민지 조종사의 마지막 비행
- 경성 하늘에 뜬 비행기
- 파일럿이 된 식민지 청년
- 못다 이룬 꿈, 광복군 비행학교
7장 제국의 꽃인들 어떠랴, 날 수만 있다면
- 원통이로 살지 않겠다
- 고이즈미를 사로잡은 콤팩트 파일럿
- 시대에서 자유로운 삶은 없다
8장 민항기를 격추한 나카지마 전투기
- 주강에 추락한 ㅤㅋㅞㄹ린호
- 일본의 광기를 무시한 아메리칸 캡틴
9장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 조종사가 되지 못한 소년
- 제국의 꿈을 위해 탄생한 제로센
- 가미카제 돌격의 허상
10장 태평양을 넘본 대가
- 저항할 수 없는 힘 리틀보이
- “때가 차매 그 아들을 보내사”
- 꿈에서 깨어난 일본 제국
3부 문명과 야만의 경계에서
11장 하늘의 기사, 파일럿
- 무기로 변신한 비행기들
- 그들만의 룰, 에어맨십
- 그로틀리 호텔의 만찬
12장 미군을 호위한 나치 공군
- 퍼플하트 코너의 ‘예올드펍’
- 탈출하는 조종사를 쏘지 마라
- 루프트바페 조종사의 명예
13장 전장의 영웅인가, 정치의 희생자인가
-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베트남의 해방 전쟁
- 체크인 하노이 힐튼
- 석방을 거부한 매케인, 징집을 거부한 트럼프
4부 1퍼센트의 꿈, 아메리칸 드림
14장 CIA 요원이 된 조종사
- 제트엔진을 단 글라이더 U-2
- 데탕트를 걷어찬 그랜드 슬램 작전
-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고결한 자살’을 거부한 대가
15장 자본주의 세계로 날아간 미그-25
- 궁극의 비행기 A-12 블랙버드
- 미사일을 따돌린 소련의 괴 비행기
- 수고한 그대 떠나라
16장 권력과 돈을 실어 나른 조종사들
- 대서양을 향한 ‘죽음의 비행’
- CIA의 무기를 수송한 민간 항공사 기장
- 운송비 1억 달러, 아메리칸 딜리버리 파일럿
- 루이지애나 법정의 대리 사형 선고
5부 하늘을 지배한 자본주의
17장 금단의 하늘
- 폴 버니언, 미루나무를 베어라
- 청와대 상공을 침범한 UFO
- 여객기를 격추한 이스라엘 전투기
18장 비극의 근원
- 월스트리트 최고의 비즈니스
- 미국 방위산업의 최대 시장 중동
- 생존을 위한 본능, 두려움
- 끝나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비극
- 마르지 않는 샘물 영공 통과료
19장 하늘에는 경계가 없다
- 카셈 솔레이마니를 참수하라
- 피의 복수에 희생된 여객기
- 목적으로서의 비행
에필로그_Souls On Board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근현대사를 대변하는 익숙한 사건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상식은 대부분 20세기의 승자인 서구인들이 찍은 스냅숏들이다. 사실 역사의 내면은 너무나도 구체적인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재단할 수 없다. 역사의 현장 위에 두 발을 딛고 살았던 사람들의 다양성과 해석의 주관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내면으로 한 발짝도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역사적 사건의 나열이나 일방적 해석 대신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자 했다. 내 분야가 비행과 운항 시스템인 만큼, 이 책에 소개된 내용 역시 20세기를 관통한 하늘의 역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인류 최초의 비행선이었던 제플린으로부터 『남방우편기』와 『야간비행』의 주인공 포테즈 25, 제로센을 타고 가미카제 돌격대가 된 조종사들과 베트남전의 ‘영웅’ 존 매케인, 그리고 남미 카르텔의 마약을 실어 나른 CIA 조종사들까지, 나는 그들을 통해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 버린 이 세상의 이면을 독자들과 함께 돌아보고 싶었다.
19세기 아메리카 식민지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예민한 과학 기술의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유럽 학자들은 살충제나 비료와 같은 간단한 농약부터 백신, 피임약까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모든 분야의 신기술을 아메리카 원주민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유럽에서는 결코 승인될 수 없는 방대한 인체 실험을 통해 축적한 높은 과학 기술력은 20세기를 유럽의 시대로 만든 힘의 원천이 되었다.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배에는 항상 유럽인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수만 통의 연구물과 표본, 서신들이 실려 있었다. 비행기가 탄생한 지 불과 십여 년 만에 프랑스 정부는 열차로 보름이 넘게 걸리던 아프리카 식민지의 우편물을 단 하루 만에 받아보았다. 비행기로 대서양을 횡단할 수만 있다면 두 달이 걸리는 아메리카 식민지의 우편물도 이틀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항공우편은 정부 문서뿐만 아니라 수표나 계약서 등 시간에 민감한 문서를 신속히 교환하는 데 있어서도 획기적인 운송 수단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실제로 비행기를 타본 유럽인은 거의 없었다. 당시 비행은 자유 그 자체였고 낭만이었다. 비행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라테코에르의 젊은 조종사들은 매일 툴루즈의 호텔에서 광활한 사막과 들쭉날쭉한 산봉우리 사이를 누비며 겪은 아찔한 비행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투숙객들은 물론 호텔 종업원들까지 조종사들의 무용담에 빠져 저녁 식사 비용을 청구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생텍쥐페리는 라테코에르 에어라인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는 루브르제에서의 추락 사고 경위를 비행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묘사해 라테코에르에게 입사를 희망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그의 편지에 흥미를 느낀 라테코에르는 도라에게 생텍쥐페리를 만나보라고 지시했다.
도라는 생텍쥐페리의 조용한 음성과 진지한 태도에서 묘한 매력을 느꼈다. 상상력이 지나치게 풍부해 보이기는 했지만, 사장인 라테코에르의 요청을 거절할 만큼 큰 단점은 아니었다. 생텍쥐페리를 정비고에 보낸 도라는 그가 일하는 태도를 유심히 관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