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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67701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1-12-2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p.8
버킷을 안고서서 | 신민경 p.15
꿈이라도 꿔봐야지 | 오빛나라 p.69
내이름은지니 | 최현경 p.103
덧붙이는 킵더버킷 | 김봄 p.138
책속에서
쓰고 싶었다. 매일 조절이 힘들게 커지는 통증을 느끼는 삶이 고단해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쉽게 굴복하게 될 것 같았다. 꿈을 품고 살다가도 어느새 불어 닥친 현실에 꿈의 자리를 내어주고 마는 것이다. 까만 죽음의 벽 앞에 서있어도 아직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노랗게 많고, 꿈이라고 부를 것들이 파랗게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다시 꿈꾸고 싶었다.
신민경 작가에게 왜 산타아고길이냐고 물었었다.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산티아고길을 걸으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아서요.” 그 길을 걸으면서 ‘부디 건강하게 의미있는 삶을 살다가 고통없이 이 세상 여행을 끝내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무언가 특별한 답을 기대했던 본 기자에게 다소 평범해 보이는 답이었지만, 문득 ‘우리 대부분이 희망하는 삶의 본질에 가까운 현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녀는 ‘이런 저런 일로 희망이 없는 삶의 척박함을 알게 되었는데,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자신에게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도하는 이들 곁에서 함께 기도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맑고 밝았다.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영국에서 머무르는 동안 파트너로 함께 공부하는 커플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학업 성취에 대한 욕심이 컸고 런던을 즐길 여유조차 없었기에 박사과정을 하게 되면 연애를 하자고 나 자신을 설득시키며 미뤘다. 물론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삶이라는 게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 내게 미리 알려줬더라면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