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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691485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3-08-16
목차
1부
봄비 12
청운리 13
들락거렸다 14
식구 15
뼈마디가 시린 이유 16
안 부 17
지표면 18
만성단순치주염 20
전립샘증 식증 21
수면장애 22
불안장애 23
심실조기수축 24
박쥐13 26
잊지는 못하겠지 27
2부
마흔아홉 30
내겐 너무 가벼운 계절 31
고된 일 32
지금은 라디오를 꺼야 해요 34
남성용 소화기 주의사항 35
오월 36
주름 38
소변기에 빠진 파리에게 40
하루 41
소설 42
코딱지 44
백색 가루 45
준치 46
좀비 위탁소 48
3부
새창 이다리 52
파리채는 사랑을 싣고 54
밤비 56
멸치 대가리 맛도 몰라서야 58
왕달맞이꽃 60
선암사 61
1987 62
태풍 65
향학리 66
꽃도 보고 꽃도 먹고 68
개처럼 살 만해 69
흑모백모론 70
유명 시인인 이유 72
어린이 73
4부
고양이 똥은 꽃밭을 뒹굴지 않습니다 76
너나 잘 하세요 77
왼쪽 78
자전거 80
노루 귀 81
눈 오는 밤 - 관사 3 82
죽상이다 83
날파리증 84
이명 85
날마다 생일 86
낚시 87
흰동가리 88
자살 명소 89
해설 증상의 파토스와 현상의 에토스의 만남 92
저자소개
책속에서
청운리
수선화는 피었지요?
불현듯 전화라도 하고 싶은 날입니다
수선화라고 말하면 누군가 부르는 것 같은,
상처도 때때로 입안에 담아두지 말고
입 밖으로 내몰아야 꽃 핍니다
아픔 한 잎이라도 날려버릴 수 있으리라
사연이 긴 벚나무가 귀찮다고 도리질을 하자,
꿀벌 한 마리 벚나무 아래 철쭉으로 내려와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은 질색이라고 귓속말을 합니다
마음 약해서 떠났답니다
안부
해남 어디 방앗간에서 만들었다는 들기름 한 병
한동안 아까워 아껴 먹다 언제부터 잊고 지냈나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다
막히지 않고 흘러가는 기름진 생도 아닌데
진득하게 고이는 기름이
기한이 있으면 또 어때?
김치라도 볶아서 두부에 올려 먹어야지
그렇게 한참이 지난 기한을 연명했고
결국 비워버린 들기름병을 버리지 않았어
버너 앞에 빈 병을 고이 놔두고
찌개라도 끓일 때 한 번씩 바라봤지
어느 날은 깨끗이 씻어 다시 빈 병만 올려놨지
들기름병에게 안부를 묻는다
퍽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고
너도 나처럼 속없이 잘도 살고 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