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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7708558
· 쪽수 : 460쪽
· 출판일 : 2022-06-24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결혼.’
샬럿은 여간해서는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밴크로프트 경의 말에 샬럿은 아연실색할 뻔했다.
“정말 친절하시군요. 어쨌든 저는 결혼에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게는 어울리는 사람이죠. 앞으로 나를 아무도 초대하지 않을 테니 나는 행복할 겁니다. 당신이 훌륭한 구실이 될 테니까요. 다시는 잡담 따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 까. 우리는 기질이 같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늘 바쁠 테고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을 겁니다. 대체로 신부는 이런 신랑을 바라지 않겠지만, 당신이라면 이 결혼의 장점이 하나 더 늘었다고 여길 겁니다, 분명히.”
그에게 어떤 단점이 있건, 영리하고 솔직한 남자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나는 부자는 아니지만 아내를 안락하게 부양할 능력은 있어요. 나와 결혼을 한들 추락한 명예를 완전히 회복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당신의 가족은 당신을 다시 받아 주겠죠. 그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샬럿은 청혼을 받고 감사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남자들이 결혼을 맹세하는 마음이 순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 안은 주머니 등의 작은 불꽃이 휙 움직일 때마다 모닥불처럼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했다. 로슨은 세 번째 아기 돼지의 집을 후 부는 늑대가 떠오를 정도로 살짝 막힌 코로 숨을 헉헉 내쉬었다. 처음에 그의 도구들이 내는 소리는 조용하고 부드러웠는데, 어느새 샬럿의 지팡이가 왓슨 부인의 지팡이에 요란하게 부딪히는 소리처럼 커졌다.
로슨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바람에 샬럿은 그와 부딪힐 뻔했다. 주머니 등이 밝힌 흐릿한 불빛에 드러난 그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무슨 일이죠’ 그녀가 입 모양으로 물었다.
그가 문에 귀를 댔다. 샬럿도 똑같이 귀를 대었다. 손끝이 따끔거리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침묵, 깊고 넓은 침묵. ‘타닥, 타닥, 타닥’. 하지만 이 소리는 아직도 누군가 사용 중인 타자기 소리였다. 잠깐만, 저 소리는 발소리인가? 같은 소리가 또 들렸다. 점점 가까워진다.
곧이어 들린 딸각 소리. 틀림없이 권총의 공이치기를 잡아당기는 소리였다.
샬럿과 로슨은 얼굴을 마주 본 순간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