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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745688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08-16
책 소개
목차
작가 노트 9
1장 13
2장 38
3장 64
4장 89
5장 116
6장 145
7장 170
8장 201
9장 224
10장 246
리뷰
책속에서
“치워 버리게.” 주교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어디로 치우든 그건 상관하지 않겠네. 앵윈 신부, 어떻게든 내가 자네와 자네의 교회, 교구민을 1950년대로 끌어내겠네. 1950년대야말로 우리가 확실히 속한 곳이니까. 나는 이런 가식을 두고 볼 수 없네, 신부. 나는 이런 우상 숭배를 묵과할 수가 없어.”
“하지만 저 성상들은 우상이 아닙니다. 그저 조각상입니다. 단순히 재현한 거라고요.”
“신부, 내가 지금 길로 나가서 자네의 교구민 중 아무나 한 명을 붙잡고 물어보면, 우리가 성인들에게 보내는 존경과 숭배와 하느님께 바치는 열렬한 사랑을 내가 만족할 정도로 구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신앙은 죽었어요.” 앵윈 신부가 말했다. “신앙의 시대는 끝났다고요. 신앙이 죽었으니, 우리가 자동 로봇이 되지 않으려면 있는 힘껏 미신에 매달려야 할 거예요.” 신부가 고개를 들었다.
“당신 말대로예요, 애그니스. 그것들을 낡은 잡동사니처럼 차고에 두는 건 온당치 않아요. 교구 여기저기에 나눠 줘서 길모퉁이에 방치되도록 하지도 않을 거예요. 그것들을 한곳에 모아 두는 거예요. 어디인지 우리가 모를 수가 없는 곳에. 땅에 묻읍시다. 우리가 할 일은 바로 그거예요. 그 성상들을 성당의 땅에 묻어 버리는 거예요.”
“오, 하느님 맙소사.” 공포와 분노의 눈물이 애그니스의 눈에서 샘솟았다. “저를 용서하세요, 신부님. 하지만 그 계획은 말은 잘 못 하겠지만 어딘지 무시무시해요.”
미스 뎀프시가 문을 살짝 열었다. 밖은 푸르스름한 어둠으로 덮여 있었고 빗물이 그녀를 지나 홀에 후드득 떨어졌다. 다음 순간 그녀 앞에 키가 크고 어둑한 형체가 나타났다. 망토로 몸을 감쌌으며 입과 눈 자리에 구멍이 있고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였다. 마침내 눈이 어둠에 적응하자 왼손에 의사의 검은색 왕진 가방 같은 것을 들고 있는 젊은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플러드입니다.” 그 유령이 말했다.
“정말 그래요. 물난리가 지독하겠어요.”
“아뇨.” 그가 반박했다. “F-L-U-D-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