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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화
· ISBN : 9791197765100
· 쪽수 : 493쪽
· 출판일 : 2022-02-26
책 소개
목차
I. 프롤로그 : 리부팅을 위한 준비물 ‘턱 괴기’
II. 여성은 왜/어떻게 마운드에서 제외되었나 : 미국과 한국의 야구사 비교, 그 사이 잊혀진 여성들
1장 계급의 재구성 : 야구 = 미국 문화의 거울
1. 야구의 기원은 어디에?
2. 계급의 분화 : 신사들의 스포츠, 야구?
3. 야구 산업의 DNA : 프로 야구 속 내재된 폐쇄성과 배타성
2장 인종과 민족 : 종주국 밈국의 (치우친) 내셔널리즘
1. 새로운 미국의 남성성을 위한 도구, 야구
2. 사회진화론과 내셔널리즘의 야구 침투
3. 마운드에서 쫓겨난 2등 시민 흑인 (+ 경계에 서 있던 이민자)
3장 젠더 : 여자 야구, 최초’들’과 이미지의 공백
1. 학교 운동장, 야구를 장려하는 공간
2. 대중매체에 비쳐지는 야구하는 여자의 상과 사회에서 야구하는 여자의 이미지
3. 야구와 소프트볼 : 여자는 선택해야 하는가?
4장 야구와 소프트볼, 그 미묘한 관계
1. 내셔널리즘, 여성을 소프트볼로 회유하다
2. 1985년의 첫 번째 합병이 남긴 것
3. 성별 분담 전략은 과연 지름길일까?
4. 제도는 인식을 만든다
5장 한국 프로야구 출범
1. 70년대 고교야구 부흥의 단초
2. 전두환 이전에 박정희가 있었다
3. 야구가 필요한 정권을 만나다
6장 불모지에서 피어난 한국 여자 야구사
1. 안향미의 등장과 함국 여자 야구의 태동
2. 원 앤 온리에서 원 팀으로
3. 여자 야구, 제도권의 수면 위로
4. 논란의 2016 : 창단 10주년에 일어난 권력다툼?
5. 여자 야구 리부팅 (2017-)
III. 마운드에 올라선 여자들 : 최초’들’의 굴레
1장 야구하는 여자는 없다? 야구장 위의 여성들
1. 안향미
2. 강효람/강효선
3. 김보미/이빛나
4. 김라경
5. 박민서
2장 여자 야구, 의식과 제도의 힘겨루기
1. 황정희
2. 허구연
3. 조명기/유경희/최민희
3장 여자 야구를 소재로 한 창작, 그 미세한 진동
1. 이성배
2. Cabeza Patata
3. 썩코치의 야구쑈
IV. 에필로그 : 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운동하는 여성
저자소개
책속에서
프롤로그 : 리부팅을 위한 준비물 ‘턱 괴기’
21세기의 우리는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사실 우리의 삶은 보와 기둥 사이에 놓인 공간에 가깝다. 윤리와 도덕, 관습과 문화, 통념 그리고 제도가 보와 기둥이 되는데, 집의 뼈대에 따라 방의 크기와 모양이 형성된다. 설계자가 정해 놓은 골조에 따라 우리의 사고의 크기와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 이미지의 유무를 탐구하는 것은 이런 권력의 역학 관계를 읽어 내는 일이다. 어떤 이미지가 존재하지조차 않는다는 것은 여기가 턱을 괴고 살펴보아야 할 지점이란 뜻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집과 사회의 골조를 짰는지 말이다.
그러나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기록하는 일이다. 역사학자 샤턱은 미국의 여자 야구사를 “최초들의 굴레”라고 지칭한다. 맨 처음이라는 뜻의 단수 ‘최초’에 역설적으로 복수의 ‘-s’가 붙는 이 표현은 미국의 마운드에 약 10-20년 주기로 뛰어난 여성 선수들이 등장했지만, 기록되지 못하고 잊힌 미국 여자 야구선수들을 의미한다. 이는 신대륙으로 향하는 여정을 ‘지도’로 남겨놓지 않아 매번 최초의 콜럼버스가 생겨나는 것과 같다. 미국보다 역사가 짧은 한국 여자 야구도 '최초들의 굴레’를 겪는다. 최초의 제도권 야구선수 얀향미의 고군분투와 20년 뒤 00년생 김라경 선수의 일화는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II. 여성은 왜/어떻게 마운드에서 제외되었나 : 미국과 한국의 야구사 비교, 그 사이 잊힌 여성들
1장 계급의 재구성 : 야구 = 미국문화의 거울
미국의 국민 스포츠, 야구의 기원을 찾는 논쟁은 19세기 말 시작됐다. 영국의 소년들을 위한 게임이었던 ‘라운더스(Rounders)’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미국 자체의 발명이라는 설이 맞붙었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저 결과(미국 자체 발명)가 선택되었다. 상당히 정치적인 과정이었다. 그 시절의 미국은 야구가 오롯이 ‘미국의 것’이길 바랬다.
한 세기 가깝게 바이블처럼 여겨진 이 미신은 내셔널리즘(Nationalism)이 팽배하던 시대에 허용될 수 있었던 모순이었다. 19세기 말, 강인한 미국이라는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야구가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