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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한국인과 한국문화
· ISBN : 9791197860591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3-04-01
책 소개
목차
I. 늦겨울
제1장. 서해: 배고픈 항해
제2장. 홍콩: 계획이 깨어나다
제3장. 옌타이: 산둥반도로
제4장. 백령도: 신화, 지뢰밭, 선교사의 섬
제5장. 연평도: 냉전 전선
제6장. 팔미도: 할머니와 노래 자랑
II. 봄
제7장. 고대도: 선교사의 땅
제8장. 외연도: 빈대와 아줌마
제9장. 어청도: 조류 관찰
제10장. 장자도: 여행이 낳은 괴물
제11장. 위도: 힘겨운 여정
III. 초여름
제12장. 흑산도: 술 냄새 나는 항해
제13장. 신의도: 노예 섬
제14장. 하의도: 운명의 장난
제15장. 가거도: 고통의 항해
IV. 늦여름
제16장. 관매도: 세월의 비극
제17장. 보길도: 시인의 섬
제18장. 청산도: 판소리의 꿈
제19장. 거문도: 해가 지지 않는 섬
V. 가을
제20장. 한산도: 위대한 전투
제21장. 마라도: 남해의 수호자
제22장. 외도: 남해에 핀 프랑스 꽃
제23장. 울릉도, 독도: 깊은 동해 바다로
에필로그: 겨울
제24장. 실미도: 가깝고도 먼 사이
리뷰
책속에서
“왜 하필 한국이야?” 몇 년 전, 하늘에 수놓인 별이 아름답게 반짝이던 금요일 밤에 친구와 함께 라마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을 탄 적이 있다. 나는 아직 여물지 않은 계획을 친구에게 말해줬다. 언젠가 배를 타고 한국 섬을 일주하고 싶다는 이야기에 친구는 이렇게 물었다. “일본은 왜 안 돼?” 그러고는 딸꾹질을 하다 비틀대며 내 신발에 와인을 조금 쏟았다. “한국 섬이 그렇게 특별해?”
아줌마는 결혼한 여성 또는 나이가 많은 여성을 일컫는 한국어로 아줌마 한 명, 아줌마 두 명과 같이 다수를 동시에 지칭할 수 있다. 단어를 직역하면 ‘이모’ 정도가 되겠지만 이모라는 표현으로는 아줌마가 지니는 억척스럽고, 강인하고, 사교적인 느낌을 살릴 수 없다.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볶은 아줌마는 꽃무늬 바지를 입고 햇볕이 강한 날이면 비싼 선 캡을 쓴다. 새빨간 바람막이도 흔한 패션이다. 아줌마는 끈질기고 냉철하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옆에 아줌마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마지막 빈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접는 것이 좋다. 아줌마는 지지 않는다.
노래방 기계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나는 할머니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던 할머니도, 간단한 처치를 받던 할머니도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에 합류했다. (…) “말투가 특이하시네요. 전라도에서 오셨어요?” 할머니 몇 명은 잔뜩 흥분해 가이드에게 내가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할머니들이 흥분하거나 말거나 나는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서 못 견딜 지경이었다. 수 년 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내 한국어가 인정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