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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내민 남자 2

배를 내민 남자 2

우영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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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내민 남자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배를 내민 남자 2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087485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3-02-13

책 소개

주식시장과 양성애를 다룬 하드보일드 장편 <하늘다리>로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가, 한국문학 해학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받은 <성자 셰익스피어> 그리고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어가며 탐욕의 금융세계를 다룬 <더 월> 이후 11년 만에 원고지 3100매 분량의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목차

3부
1 예술극장 테러 사건 | 009
2 선의의 눈물 | 029
3 양조위와 달팽이팩 | 048
4 죽음이 흐르는 강 | 083
5 탐정 김무종과 돈을 깔고 앉은 여자 | 095
6 다이아몬드로 남은 아버지 | 122
7 음악의 초대 | 145
8 개도 집으로 가는데 | 164
9 버는 게 정답 | 174

4부
1 옛사랑에 대한 입장 | 190
2 사건과 사고 | 201
3 뉴스에 나올 뻔한 무종 | 243
4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 252
5 달하 노피곰 도다샤 | 274
6 신화를 찾아가라 | 287
7 사건의 실체 | 308
8 해결사 김무종 | 358
9 모두가 무종을 원해 | 373

저자소개

우영창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6년 포항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증권사 여직원의 일상과 사랑을 파격적으로 다룬 장편소설 ‘하늘다리’로 ‘제1회 문학의문학 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이후 매우 이상한 이유로 성인(聖人)이 되고자 고투하는 셰익스피어 단역배우의 삶을 다룬 ‘성자 셰익스피어’(2010년), 부패와 탐욕에 빠진 금융업자들을 표적 테러하는 ‘세계금융정의연대’ 조직원의 투쟁과 사랑을 다룬 ‘더 월’(2011년)을 잇달아 펴냈다. 11년 만에 펴내는 네 번째 장편소설 ‘배를 내민 남자’는 하층민으로 전락한 40대 가장이 가정을 재건하고 아내를 왕비로 등극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뛰는 이야기이다. 낯설게도 보이는 어눌한 문장에 한국어의 새로운 발견이 가미되며 독자들은 전혀 예측 못 한 소설을 읽게 될 것이다. 저자는, 문학은 ‘글자를 새로운 순서로 늘어놓는 것’이라며, 그 순서에 따라 인간의 감정과 사상, 그리고 사회와 세계의 다양한 얼굴이 새롭게 또 놀라운 모습으로 드러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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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감독님, 제가 아는 아이들 중에 일진 소녀들이 있습니다. 중삐리들인
데 보통 대찬 게 아닌데 모닝샴푸를 이미 사용해 본 적이 있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하고 감독이 무종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배우가 고아원에 봉사 다녔는데 그때 알았던 동생들로 설정을 잡고,
그 아이들이 깡패들에게 복수를 하게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무종은 이 아이디어에 스스로 놀라 얼굴이 벌겋게 흥분되어 있었다.
“복수라… 소녀들이?”
“네, 아무래도 요즘은 페미니즘이 대세니까 그런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
시는 게.”
“그게… 좀 일본 애니 같지 않소?”
“앞으로는 소녀들이 비전이 될 수 있습니다. 티란티노 감독 같은 분에게 조언을 한번 구해 보시면 어떨지.”
“그 사람 알아요?”
“… 박찬욱 감독이 친한 걸로.”
“박 감독은 알고?”
“그런 건 아니지만 …….”


“성종수 이 쌍놈의 새끼. 그년이 하도 졸라서 오빠라는 3류대 나온 새
끼를 회사 넣어줬더니 짜고 협박을 해?”
“원래 불만이 많은 놈인데… 은하 파이넌스에서 모닝샴푸로 전출돼 온
게 분한지 평소에도 인상을 쓰면서.”
“미친 새끼. 일류대 나온 놈도 골라 받는데, 지깟놈이… 야채가게 하나
있는 거 말아먹고 아동전집 나까마나 하는 놈을 금융팀에 박아줬더니…
그런데 그년 혹시 이복동생 아냐?”
“아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루지 못할 사랑이네.”
“네, 뭐 형사도 아마 그렇게 결론 내릴 걸로.”
“부검했다는 소린 못 들었지?”
“전혀 못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마약을 했다면 그년도 같이 했겠지, 안 그래?”
“아… 그래서 부검 없이.”
“뭐가 그래서야? 마약 같은 소리 입 밖에 내는 순간 니가 바로 약쟁이
가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압니다. 마약은 우리나라 사람은 잘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아네. 마약도 그렇고 총질도 그렇고 백의민족이 그런 걸
하겠냐고.”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사람들이 얘기하
는 걸로.”
“그걸 다 알면서 희망도 없는 백성처럼 조직을 이따위로 운영하냐?”
“희망에 대해서 열심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회장님.”


집에 들어서자 현관에 내팽개쳐진 경서의 가방이 그를 맞이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마구 벗어 던지느라 뒤집힌 채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들도 눈에 띄었다. 오늘도 화장실 앞에 내복하의와 골덴바지가 둘둘 말려 계셨다. 그 풍경을 평소에 무종은 좋아했지만 오늘은 어떤 통증 같은 게 거기에 있었다. 작은 방의 문을 열자 경서와 민주가 이불을 뒤집어쓴 채 목만 내밀고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는지 둘 다 까부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때 등 뒤에서 안방 문이 벌컥 열렸다. 변가영이었다. 아직 일하러 안 간 것이다. 그녀가 불쑥 서류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뭐야?”
코앞의 서류를 들여다보았다. 전세보증금 2천만 원에 가압류가 들어와 있었다. 가압류한 회사는 사금융업체인 은하 파이넌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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