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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087485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3-02-13
책 소개
목차
1 예술극장 테러 사건 | 009
2 선의의 눈물 | 029
3 양조위와 달팽이팩 | 048
4 죽음이 흐르는 강 | 083
5 탐정 김무종과 돈을 깔고 앉은 여자 | 095
6 다이아몬드로 남은 아버지 | 122
7 음악의 초대 | 145
8 개도 집으로 가는데 | 164
9 버는 게 정답 | 174
4부
1 옛사랑에 대한 입장 | 190
2 사건과 사고 | 201
3 뉴스에 나올 뻔한 무종 | 243
4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 252
5 달하 노피곰 도다샤 | 274
6 신화를 찾아가라 | 287
7 사건의 실체 | 308
8 해결사 김무종 | 358
9 모두가 무종을 원해 | 373
저자소개
책속에서
“감독님, 제가 아는 아이들 중에 일진 소녀들이 있습니다. 중삐리들인
데 보통 대찬 게 아닌데 모닝샴푸를 이미 사용해 본 적이 있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하고 감독이 무종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배우가 고아원에 봉사 다녔는데 그때 알았던 동생들로 설정을 잡고,
그 아이들이 깡패들에게 복수를 하게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무종은 이 아이디어에 스스로 놀라 얼굴이 벌겋게 흥분되어 있었다.
“복수라… 소녀들이?”
“네, 아무래도 요즘은 페미니즘이 대세니까 그런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
시는 게.”
“그게… 좀 일본 애니 같지 않소?”
“앞으로는 소녀들이 비전이 될 수 있습니다. 티란티노 감독 같은 분에게 조언을 한번 구해 보시면 어떨지.”
“그 사람 알아요?”
“… 박찬욱 감독이 친한 걸로.”
“박 감독은 알고?”
“그런 건 아니지만 …….”
“성종수 이 쌍놈의 새끼. 그년이 하도 졸라서 오빠라는 3류대 나온 새
끼를 회사 넣어줬더니 짜고 협박을 해?”
“원래 불만이 많은 놈인데… 은하 파이넌스에서 모닝샴푸로 전출돼 온
게 분한지 평소에도 인상을 쓰면서.”
“미친 새끼. 일류대 나온 놈도 골라 받는데, 지깟놈이… 야채가게 하나
있는 거 말아먹고 아동전집 나까마나 하는 놈을 금융팀에 박아줬더니…
그런데 그년 혹시 이복동생 아냐?”
“아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루지 못할 사랑이네.”
“네, 뭐 형사도 아마 그렇게 결론 내릴 걸로.”
“부검했다는 소린 못 들었지?”
“전혀 못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마약을 했다면 그년도 같이 했겠지, 안 그래?”
“아… 그래서 부검 없이.”
“뭐가 그래서야? 마약 같은 소리 입 밖에 내는 순간 니가 바로 약쟁이
가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압니다. 마약은 우리나라 사람은 잘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아네. 마약도 그렇고 총질도 그렇고 백의민족이 그런 걸
하겠냐고.”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사람들이 얘기하
는 걸로.”
“그걸 다 알면서 희망도 없는 백성처럼 조직을 이따위로 운영하냐?”
“희망에 대해서 열심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회장님.”
집에 들어서자 현관에 내팽개쳐진 경서의 가방이 그를 맞이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마구 벗어 던지느라 뒤집힌 채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들도 눈에 띄었다. 오늘도 화장실 앞에 내복하의와 골덴바지가 둘둘 말려 계셨다. 그 풍경을 평소에 무종은 좋아했지만 오늘은 어떤 통증 같은 게 거기에 있었다. 작은 방의 문을 열자 경서와 민주가 이불을 뒤집어쓴 채 목만 내밀고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는지 둘 다 까부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때 등 뒤에서 안방 문이 벌컥 열렸다. 변가영이었다. 아직 일하러 안 간 것이다. 그녀가 불쑥 서류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뭐야?”
코앞의 서류를 들여다보았다. 전세보증금 2천만 원에 가압류가 들어와 있었다. 가압류한 회사는 사금융업체인 은하 파이넌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