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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24033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12-01
책 소개
목차
007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083 우린 아직 어리잖아요
149 평범하고 편한 이야기도 가치가 있지요
211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청난 철학적 사유가 있는 산문도 아니고 가벼운 직업 수필에 지나지 않지만 한 문장 한 문장 머리를 뜯으며 쓰기 시작한 이후다. 문학이나 작문 공부도 하지 않은 블로거 나부랭이, 아무나 출간 작가라는 댓글이 보이는 듯한 착각에 자다가도 눈이 번쩍 떠진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남편에게 얘기한다. “댓글을 걱정할 정도로 벌써 다 쓴 거야?” 그가 묻는다. “아니, 아직 열 페이지도 안 썼어.” 남편은 배 아프기도 전에 똥 닦을 걱정을 한다는, 더럽고 이상하지만 적절한 비유를 내놓는다.
세진에게는 놀림을 당해도 머리를 쥐어박혀도 기분이 안 나쁘고 재밌기만 한 미스터리에 대해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마냥 좋아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 비밀을 알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세진과 팔짱을 끼고 걷다가 더워져서 손깍지를 한다. 가끔은 세진과 연애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습관적으로 쇼핑몰 링크를 세진에게 보낼까 하다가 손이 멈춘다. 쇼핑 정보를 공유하면 매번 네 덕분에 싸게 산다며 좋아했는데 요샌 아무것도 알려주고 싶지 않다. 아무래도 나만 알기에는 아까워 또 다른 나의 친구인 미영에게 링크를 전달하지만, 곧 그 결정을 후회한다. 금방 날아온 미영의 답장.
“난 인터넷 상품은 못 믿겠더라. 싼 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잖니.”
우리 집은 비지떡으로 찜도 해 먹고, 탕도 끓여 먹는다고 받아칠까 하다가 그만둔다.
세상이 너무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