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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282415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3-12-20
책 소개
목차
목차 하루의 무게 9
바닥의 인간 14
어느 초여름 날의 농담 19
행복을 버리는 일 23
시험 대상자 27
마음속 별명 33
무풍지대 37
대장염 선배 41
운수 좋은 날 47
천국으로 가는 길 52
사이보그는 점차 모든 것이 허구처럼 느껴졌다 58
마음의 병 65
뒤늦은 후회 76
텔레비전 세상 82
가장 슬픈 작별 인사 87
뒷담화를 하는 이유 94
모난 돌이 정 맞는다 103
사람은 애처롭고도 우스운 존재 110
장마와 산책 117
관상과 환경 128
나약한 사람의 충고 138
먹방 시대 143
죽음과 행복 149
마지막 투약 156
욕망의 형태 160
익숙한 곳으로부터 떠나는 슬픔 166
새롭게 얻은 삶 174
나비 179
작가의 말 18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인간 세상이란 실로 살기 힘든 곳이다. 사는 게 고달프다 하소연할 때면 사람들은 안타까운 얼굴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고자 줏대 없이 살아서도 안 되지만 자기 신념대로만 살고자 해도 결국 사회로부터 고립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적당히 균형을 지키며 살아갈 줄 알아야 한다고.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마음에 와닿지도 않았다. 나는 이미 외줄에서 떨어져 있었다. 누구에게도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었지만 이미 나 자신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고, 사회로부터 고립되었지만 더는 신념을 지키며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냐는 것이다. 어디 그런 곳 없을까?
여기서는 투약받는 약물이 그 사람을 규정했다. 모든 시험 대상자의 손목에는 파란 밴드가 채워져 있다. 간호사는 내게 밴드를 채워주면서 혹시 의사나 다른 간호사가 나에 대해 물어보면 손목에 차고 있는 밴드를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밴드에는 내가 투약받는 약 이름과 투약 날짜, 그리고 QR코드가 적혀 있었다. 사회에서 나를 규정하던 이름, 나이, 생일, 학력, 고향 같은 건 일절 적혀 있지 않았다.
“백혈구, 백혈구……. 정말 큰일이에요.”
“백혈구, 백혈구……. 돌아와야 할 텐데.”
우리는 백혈구라는 단어를 되뇌며 걱정하는 서로의 얼굴을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그 모습이 너무도 우스워 보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