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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8421616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09-15
책 소개
목차
01
싸 보여?
적막한 밤에
빌딩 파도
구직 사이트
입대 전 날
에스컬레이터
신춘문예
화분
중
어른
시
할머니
말의 시간
버스 기사님
너도 인자 할 줄 알아야제
좋은 시
이 불안마저 추억이 될까요?
연필
저건 메모해 둬야겠다
사막처럼 울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기 위해서
이미
평내호평역
02
연어
편의점에서
절에 올라
죄다 별이 된다면
참전용사
아이스 아메리카노
지하철
땅의 온도
사육장을 위하여
눈을 부릅떠야겠다
옐로카드
백야
영점사격
버스
육개월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책갈피가 된다
PK 1
PK 2
켓 띠
노이즈 캔슬링
03
응급실에서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 살인사건
병원에서
어떻게 받아야 맞을까?
유언
사람, 사람, 사람
저는 시체입니다
중환자실 1
중환자실 2
집에 갈래요
외상센터 환자 명단
병상에 누워
두 단어
노인
턱
할아버지
병원 말고 바다에 가자고 했다
살면서 죽어가라고
04
해바라기
밤하늘
잠
눈
노을
별 보다 먼 고셍서
모기
안녕
밤
그래지네요
불면증
반딧불이
반려동물
아침
지우개
별
새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
출근길 지하철 안은
연어의 뱃속
덜컹, 덜컹, 덜컹, 덜컹
어미의 심장 박동 소리
북태평양에서 남대천까지
산란을 위하여 터질 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컴컴한 바다 속에서
등불이 되어 주는
지하의 등대를 따라
이번 역은 종로
3가 역입니다
문이 열린다
연어 알들이
세상으로 쏟아져 나간다
2
지하철 노선도 강으로
수많은 연어가 해류에 몸을 실은 채
힘을 아끼고 있다
모두 눈 감고
어떠한 소리도 없이 침묵
고요한 꼬리짓
멀리서 헤엄쳐 왔다
바다가 끝나고 강이 오면
아꼈던 힘을 써야 할 때
연어들이 계단 폭포를 오른다
산란을 위해
아이를 위해
- 36쪽 「연어」 전문
병원에는 아픈 사람들만 온다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병원에는 아프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온다
잃고 싶지 않은 게 많은
그러다 잃어버리기도 했던
그들의 아픔 속에서 희망을 얻고
불확실한 삶에서 확실한 삶을 사는
잡초들을 보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생은 늘 우리에게
살아왔는지 버텨왔는지
묻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살아온 만큼
살아가야 할 만큼 확실하지 않고
눈 감는 사람은 병원에 매일 있다
가끔은 어긋나
서로 뽑으려 했던 기억도
그리고 그 아픔마저도
병원에선 추억이 된다
- 68쪽 「병원에서」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시체입니다
눈은 감겨 있지만
귀로 세상을 느낍니다
잠시만요!
저도 엘리베이터 좀 타겠습니다
여러분은 살아 있어서
귀가 닫혀 있는 것 같네요
뭐라고요
엘리베이터 안이 무덤 같다고요
하하하!
그러고 보니 흙냄새가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어이구, 밀지 마세요
영혼이 밟힐지도 모릅니다
저런… 만 원이군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오직 무게로만 보니까요
아!
여기서 다 내리시는 군요
저는 조금 더 내려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저는 시체입니다
- 71쪽 「저는 시체입니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