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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956029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1-08-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싸 보여? | 적막한 밤에 | 빌딩 파도 | 구직 사이트 | 입대 전 날 | 에스컬레이터 | 신춘문예 | 화분 | 중 | 어른 | 시 | 할머니 | 말의 시간 | 버스 기사님 | 너도 인자 할 줄 아아야제 | 좋은 시 | 이 불안마저 추억이 될까요? | 연필 | 저건 메모해 둬야겠다 | 사막처럼 울었습니다 | 아무렇지 않기 위해서 | 이미 | 평내호평역
2
연어 1 | 연어 2 | 편의점에서 | 절에 올라 | 죄다 별이 된다면 | 참전용사 | 아이스 아메리카노 | 지하철 | 땅의 온도 | 사육장을 위하여 | 눈을 부릅떠야겠다 | 옐로카드 | 백야 | 영점사격 | 버스 | 육개월 |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 책갈피가 된다 | PK | PK | 켓 띠 | 노이즈 캔슬링
3
응급실에서 | 강북삼성병원 | 정신과 의사 살인사건 | 병원에서 | 어떻게 받아야 맞을까 | 유언 | 사람, 사람, 사람 | 저는 시체입니다 | 중환자실 1 | 중환자실 2 | 집에 갈래요 | 외상센터 환자 명단 | 병상에 누워 | 두 단어 | 노인 | 턱 | 할아버지 | 병원 말고 바다에 가자고 했다 | 살면서 죽어가라고
4
해바라기 | 밤하늘 | 잠 | 눈 | 노을 | 별 보다 먼 곳에서 | 모기 | 안녕 | 밤 | 그래지네요 | 불면증 | 반딧불이 | 반려동물 | 아침 | 지우개 | 별 | 새벽
평설 | 시에게 삶의 길을 묻고 시에서 지혜로운 삶을 발견하다 - 이충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든 삶은 PK로 이루어져 있지
집을 나서면서부터
우린 이미 게임을 시작하고 있는 거야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인벤토리에 숨기고 있어
발을 밟히고 어깨를 부딪치며
괜스레 시비를 한번 걸어보는 거야
밟혀도 조용하거나 밀려도 째려보지 않으면
그 사람을 노리도록 해
나보다 레벨이 높은 사람이라면
눈을 마주쳐선 안 돼
개도 눈을 바라보면 사람을 문다는 거 알아?
나보다 약할 것 같은 놈들은 경험치 도시락이지
내가 레벨업이 필요할 때 PK를 걸자고
쓸 만한 아이템 하나에 목숨 하나
내 레벨을 올릴 수 있다면야 뭐.
다들 그렇게 살잖아?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살아남은 놈은 없어
어쩌면 지금 이순간도
난 누군가의 에임 안에 있을지 몰라
언제나 등 뒤는 비어 있고
정면에서 웃고 있는 놈이 가장 위험한 놈이지
걱정하지 마 죽이면 죽일수록 우리는 강해질 거야
- 「PK」 전문
병원에는 아픈 사람들만 온다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병원에는 아프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온다
잃고 싶지 않은 게 많은
그러다 잃어버리기도 했던
그들의 아픔 속에서 희망을 얻고
불확실한 삶에서 확실한 삶을 사는
잡초들을 보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생은 늘 우리에게
살아왔는지 버텨왔는지
묻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살아온 만큼
살아가야 할 만큼 확실하지 않고
눈 감는 사람은 병원에 매일 있다
가끔은 어긋나
서로 뽑으려 했던 기억도
그리고 그 아픔마저도
병원에선 추억이 된다
- 「병원에서」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시체입니다
눈은 감겨 있지만
귀로 세상을 느낍니다
잠시만요!
저도 엘리베이터 좀 타겠습니다
여러분은 살아 있어서
귀가 닫혀 있는 것 같네요
뭐라고요
엘리베이터 안이 무덤 같다고요
하하하!
그러고 보니 흙냄새가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어이구, 밀지 마세요
영혼이 밟힐지도 모릅니다
저런… 만 원이군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오직 무게로만 보니까요
아!
여기서 다 내리시는 군요
저는 조금 더 내려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저는 시체입니다
- 「저는 시체입니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