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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자두, 조각

소리, 자두, 조각

정승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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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자두, 조각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소리, 자두, 조각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현대미술
· ISBN : 9791198734600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4-07-22

책 소개

사회학과 현대미술을 이중전공하는 정승은 작가는 2022년 난청을 진단받은 후 여러 개의 소리 세계를 알게 된다. 예상치 못한 소리가 들릴 때마다 알던 세상의 법칙이 깨어졌다. 기존 체계에 기대어 몸을 설명하는 것에 한계 및 소외를 느끼고, 자기 몸의 감각에 집중해 새로운 탐구를 시도한다.

목차

1부 부서져가는 것으로 피어오르기 (조각군 1~5)
2부 균열들, 세계들 (조각군 6~10)
3부 원시와 체계 (조각군 11~15)
4부 오만함, 트랜스, 진실 (조각군 16~25)
5부 미지를 향한 경청 (조각군 26~40)
해제

저자소개

정승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탈경계 예술가, 아티스트-리서처, 퍼포머, 작가, 학생, 주부, 동네 주민이다. 일상에서 느낀 작은 것들, 그러나 사회적으로 말해지지 않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말해지지 않은 것을 말하는 방식을 찾으려는 것, 그를 위해 생을 탐색하고 연구하는 방법으로 예술을 수행한다. 매체나 장르에 한계를 두지 않고 프로젝트마다 끌리는 것을 뒤쫓으며 예술-연구한다. 2020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 미디어아트를 복수전공하고 있다. 학계와 미술계, 아카데미아와 제도 바깥,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를 진동하며 늘 경계 위 이방인의 위치에 서왔다. 어느 제도에도 완전히 포섭되지 않은 유목민적 위치에서 여기저기를 오가며 새로운 수행성, 새로운 담론을 발굴하고 싶다. 이 글쓰기와 출판 또한 그 시도의 일환이다. @corijeoung www.jeoungseunge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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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인간중심적 경험, 근대적 지각체계에서 탈중심화하는 것이 인문사회•예술계가 현재 당면한 과제인 것처럼 보인다.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지만 타종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닿을 길이 없기에, 그것은 중대하나 막연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나의 소리 현상들을 보면- 한국어가 외국어 같이 들리고, 또 그게 어떻게 보면 개의 짖음 같기도 하고,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그 견고한 벽이 없어져 있었다. 예상치 못한 소리 현상이 나를 스쳐갈 때, 통상적인 앎으로 설명할 수 없는- 번뜩임. 찰나의 반짝 하는 그 번뜩임은 새로운 세계로의 통로 같았다.
(해제 중)


나의 소리 세계는 온갖 크고 작은 사건들로 떠들썩하다. 뻔한 물체에서 예상치 못한 소리를 듣거나(현관문에서 흘러나오던 멜로디), 알던 노래가 알던 것과 다르게 들리고(그 노래에 대한 나의 앎을 파괴한다), 나의 반려(?)인 보청기에 의해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사건들- 아무런 앎으로도 포획되지 않는, 미지의, 충격의, 안심할 수 없는, 가끔은 섬뜩하고 무섭기까지 한- 날 것의 삶의 물질 덩어리가 “네 거야.”하고 쿵 떨어져 내 눈앞에 놓일 때. 죽지 않고 파닥이는 물고기처럼, 징그럽고 생생한 활력- 삶은 끊임없이 새로운 감각을 가지고 돌아온다. 삶의 맛은 새그럽다.

나는 소리 세계의 사건들, 미지의 물질 덩어리들을 쓴다. 온통 새그러운 자두맛과 짜운 눈물맛이 난다.

이 덩어리들은 내가 알던 세상에 구멍을 냈다.
구멍. 당신의 집 지붕에 구멍이 났다고 생각해보라. 빗물과 벼락, 새의 침입… 그러나 어떤 수를 써도 구멍을 메울 수 없고 그 집을 벗어날 수도 없다. 당신은 이 생이 다할 때까지 구멍이 난 집과 살아가야 한다. 도대체 왜 구멍이 뚫린 건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나에게 일어난 건지 이런 삶을 지속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구멍을 바라보고, 바라보고, 바라본다. 그러다 아까 볼 때랑 달라진 부분이 있는데…, 관찰하고. 왜 그런 건지를 생각하다보면 당신은 처음의 격렬함과 비극에서 한결 비껴 서 있다.
난청에 대한 경험들은 소리와 인지를 비롯한 나의 관심과 만나서, 좌절에서 의문으로 흥미로움으로 변해갔다. 나의 소리 경험은 언어, 비인간, 사이보그를 비롯한 여기저기로 흩어져 무엇들을 깨뜨렸다. 내가 알던 세상의 법칙들이 부서졌다. 구멍은 연쇄적으로 더 많은 구멍을 만들었다.

나의 구멍들. 나의 구멍들은 여기저기 너무 많이 나서, 이제 그것들을 구멍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지붕의 깨어진 ‘조각들’이라고 부르는 게 나아 보인다. 소리에 관한 파상들, 직접 겪은 것들, 감각과 인지에 대해 자연히 떠오른 사변들…, 나는 그들을 분류하지 않고 무게를 가진 물질처럼, ‘조각’으로 대한다.

나는 앎의 세계에 난 구멍을, 구멍이 만들어낸 깨진 조각들을 쓴다. 말로 울퉁불퉁한 표면과 비정형의 모양을 빚어낸다. 그들은 햇볕에 그을려 색이 고르지 않고, 어딘가 부서져 부스러기를 흘린 채 있다. 그들은 공간에 놓인 조각sculpture처럼, 보는 이와 연결되어 저마다의 인상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조각과 당신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
그리하여 나는 그들이 당신의 감수성을 적시고 신체의 온갖 끝부분들에서 -턱선, 손끝, 머리칼 끝, … -얇고 투명한 물방울로 떨어지기를 바란다. 좀처럼 다르게 보이지 않는 세계에 새로운 시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 이것을 읽은 당신이 어느 날 문득, 시선이 닿은 무언가에서, 그 뻔한 이름 너머- 순식간에 스쳐가는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해보는 순간을 희망한다.
(조각군4 중)


내가 듣는 것은 ‘배’ 같기도 하고 ‘해’ 같기도 하고 ‘개’ 같기도 하고 ‘대’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소리, 그 모든 것이 뒤섞여 있으나 그 중 무엇 하나가 되기엔 모자란 소리이다. 그것을 어떻게 내뱉을 것인가? 그건 마치 발음구조가 전혀 다른 언어의, 제대로 발음하기 힘든 미지의 음운 같은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은 어떻게 발음해도 그 소리를 표현할 수 없다는 것뿐이다. 그것은 정체 모를 외국어이며 개나 고양이의 짖음이다. 내 언어체계로 포획될 수 없는 소리이다.
(조각군11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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