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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8773302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4-05-24
책 소개
목차
무서운 밤
마녀를 만난 아이
까망이
우리 동네 마녀가 산다
아빠 이야기
할머니의 비밀
도망가
아빠 수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와 자작나무가 흔들렸다. 검은 나무 뒤에 있는 거인이 두 팔을 벌리고 덮칠 거 같았다. 예은이는 겁이 나 후다닥 작은 숲에서 나왔다. 벌써 밤이 되었다.
푸드덕, 새 한 마리가 예은이의 머리를 휙 스치고 지나갔다.
“엄마야!”
예은이가 빽 소리를 질렀다.
“꼬마야.”
탁하고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싹 소름이 돋아 주변을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작은 숲에서 나와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저벅, 저벅’ 누가 뒤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예은이는 잔뜩 긴장해서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겨우 엘리베이터 앞에서 걸음을 멈추자 뒤따라오던 소리가 안 들렸다. 머리카락이 솟구치고 등골이 오싹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누군가 예은이의 어깨를 툭 치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예은이는 겁이 나 고개를 푹 숙였다.
“안 타니?”
날카로운 여자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산길을 반쯤 내려왔다. 예은이는 뚱뚱한 웰시코기의 목줄을 잡고 가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하얀 긴 머리를 뒤로 넘겨 묶었고, 등에는 큰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주름진 얼굴은 양파처럼 동그랗고, 코는 납작했다. 버릇인지 큰 눈을 계속 끔벅거렸다.
“휙!”
할머니가 휘파람을 불었다. 앵무새가 포로로 날아 할머니의 어깨 위에 사뿐 앉았다. 할머니가 앵무새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앵무새 머리를 긁어 주는 할머니의 손가락이 여섯 개였다. 할머니는 예은이를 지나쳐 빠른 걸음으로 무덤이 있다고 소문난 곳으로 올라갔다. 우리 동네 마녀가 산다는 주영이의 말이 번뜩 떠올랐다. 털이 빠진 회색 앵무새, 뚱뚱한 웰시코기, 손가락이 여섯 개인 할머니의 퍼즐이 맞춰지며, 할머니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예은이는 겁이 나서 아파트 광장까지 허겁지겁 달려왔다. 푸른 벚나무에 기대어 숨을 헐떡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