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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91198832313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5-12-29
책 소개
미술사가 이연식의 도발적 질문
“나이 든 예술가에게는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
인생과 예술의 절정 다음에 찾아오는 낯선 존재를 맞이하는 법
2018년 출간되었다 절판된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가 여러 독자와 시대의 요청으로 재출간되었다. 제목도 『예술의 나이듦』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틀은 유지했지만 전체적으로 문장과 도판을 손보고 새로운 장을 추가했다. 작가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더 깊어진 노년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사유를 가능케 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미켈란젤로부터 호크니까지, 여러 세대에 걸친 예술가들의 노년을 통해 그들의 작품보다 더 다채롭고 풍성했던 노년의 예술을 들여다보는 이 책은 예술 안팎으로 노년만의 특별한 의미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준다.
이연식 미술사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실기와 이론을 모두 섭렵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그동안 미술사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예술의 정형성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책들을 써 왔다. 『예술의 나이듦』으로 뒷모습, 죽음 등에 이어 다시 한번 금기의 주제를 가져왔다. 겪어 보기 전까지는 경험할 수 없는 수수께끼에 싸인 노년에 대해 이연식 미술사가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흥미로운 답을 펼쳐 보인다.
◆ 예술보다 다채로웠던 예술가들의 노년
왜 예술가들은 예술의 절정기에서 멈추지 못할까? 어린 시절, 연대순으로 정리된 예술가들의 작품집을 본 저자는 궁금했다. 아직 자신의 스타일을 정립하지 못한 초년기를 지나 중년에 이르면 절정을 맞이한다. 스타일이 만개하고 사회적으로 성공도 거둔다. 여기서 멈추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한다. 점점 괴상한 작품들을 남기고 만다. 미켈란젤로가 고작 스물셋에 완성한 〈바티칸의 피에타〉는 조각의 종착역으로 여겨진다. 성모의 옷 주름 하나까지 섬세하게 재현해 냈지만 말년에 예술가는 세부가 뭉개져 버린 작품을 여럿 남겼다. 영국 왕립아카데미의 존경받는 회원이었던 터너는 미완성으로 보이는 작품들을 연달아 내보이면서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렘브란트가 네덜란드 시민의 취향을 조금만 더 고려했더라면 말년이 평안했을 테고 가족에게도 적잖은 재산을 물려줄 수 있었을 것이다.
유년의 궁금증에 답을 해 주는 이는 중년이 된 저자다. 그는 노년이 되면 온후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거라고 여기기 쉽지만 예술가들은 오히려 곧잘 궤도에서 이탈했고, 그 양상도 매우 흥미롭다고 말한다. 『예술의 나이듦』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이 잘 보여 준다. 이들의 행보는 자신의 예술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무엇보다 이를 지켜보는 우리에게 인생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이 책을 두 번, 세 번 탐독하게 되는 이유다.
◆ 예술은 노년의 흔들림을 받아들이는 방법
예술가들이 노년에 새로이 추구했던 목표는 그들의 위상을 흔들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기 집착했다. 스스로 선택했다기보다 저항할 수 없이 사로잡힌 것일 수도. 작품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예술가들에게 노년은 육체적 쇠락만을 뜻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오만했던 미켈란젤로에게는 늘 자신은 신의 선택을 받은 자라는 자부심이 존재했다. 그러나 노년에 이 믿음이 흔들리고 만다. 완벽한 형상을 찾을 때까지 돌을 깎아 왔지만 그걸 찾지 못하자 뭉툭해지고 말았다. 하지만 끝내 혼란까지 끌어안았다. 대중의 취향과는 어긋났지만 렘브란트가 노년에 그린 자화상에는 운명을 받아들이다 못해 초월한 인간이 보인다. 이 복잡하고 오묘한 얼굴이 없었다면 그가 오늘날까지 기억될 수 있었을까? 고전적인 풍경화에서 시작하여 낭만주의의 격정을 거쳐 말년에는 미증유의 예술을 예고했던 터너. 영국에서는 이해받지 못했지만 프랑스 예술가들에 의해 재발견됨으로써 만년의 탐구가 빛을 발했다.
예술과 노년의 관계에 대해 저자는 “예술은 축적된 문화의 관례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적 활동이다. 이런 점 때문에 예술은 노년과 연결된다. 노년은 저마다 이어 온 관례와 쌓아 온 경험이 마침내 답을 하는 시기다(「들어가며」 중에서)”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예술의 나이듦』에는 노년의 삶에 대한 여러 물음, 궁극적으로는 삶의 다채로움이 담겨 있다. 무엇을 택할지는 독자의 몫이지만 나이 들수록 더욱 의욕적이고 자유로운 태도를 보여 주는 호크니의“나는 늙지 않았어요. 그냥 나이가 들었을 뿐이에요”라는 말이 특히 깊은 울림을 준다. 책을 읽고 나면 예술가들이 만년에 그렸던 괴상한 작품들이 다시 보일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나이 든 예술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
1장 나이 들어 맞닥뜨린 혼란과 절망 편- 미켈란젤로
2장 외면받은 거장의 힘과 자존심 편- 렘브란트
3장 미래를 가리키는 거인 편- 터너
4장 과거를 거듭 정리하고픈 욕망 편- 드가
5장 기억에 의지한 분투 편- 모네
6장 질서와 분방함 사이에서 찾아낸 대답 편- 르누아르
7장 갈등을 이겨 내고 일군 위대한 종합 편- 칸딘스키
8장 번민의 롤러코스터 편- 폴록
9장 깊고 음울한 세계로의 탐험 편- 로스코
10장 게임을 이어 가는 마지막 수수께끼 편- 뒤샹
11장 예술가의 노년이 만들어 내는 여러 유형 편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노년은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그럼에도 나이 든 예술가들의 다채로운 세계는 노년과 삶에 대해 흥미로운 물음을 이끌어 낼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미켈란젤로가 삶을 끝마칠 때까지 붙들고 있었던 〈론다니니의 피에타〉는 무척 이상한 작품이다. 성모는 예수를 제대로 부축하지도 못한다. 마치 죽지 않은 아들을 짐짓 죽은 것처럼 붙잡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부자연스럽다. 미켈란젤로가 앞서 만들었던 노예들처럼 〈론다니니의 피에타〉도 마무리가 매끄럽지 않다. 그가 말년에 작업했던 여러 작품처럼 이 작품도 미완성이다. 그래서 그가 작업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건가 하면, 적어도 이 작품은 달리 봐야 한다. 덜 깎아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깎아서 문제다.
- 1장 ‘나이 들어 맞닥뜨린 혼란과 절망 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