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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8873361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5-10-01
책 소개
목차
나와 계엄, 계엄과 서울대, 서울대와 나 | 손원민
서울, 2020년대 초, 학생사회에 대한 회고 | 이강
어떻게 하면 사랑을 끌어와서 불안함을 씻을 수 있을까? | 김유민
어떤 시절의 증명과 저널 | 윤성은
세상에 감응되기,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기 | 김한결
‘듣말쓰’를 아시나요 | 김현서
저널, 그 이후 | 장하엽
나는 쓰지 않았고, 썼다 그리고 쓰지 않았다 | 이다빈
여자애 구하기 | 천세민
인터뷰와 인트라뷰 사이로 | 홍인표
편집 후기 | 지다율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울대란 무엇인가. 나에게 “지성인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는 말씀이시죠?”라고 물은 기자에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시민으로서 그런 생각을 했을 뿐이라고 대답한 바가 있었다. 그런데 생각이 학벌주의까지 미치고 나니 이 대답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다. 학벌주의가 윤석열의 시대를 낳은 원인 중 하나라면, 그리고 현재의 서울대생에 대해서도 학벌주의를 기반으로 한 수사가 쓰인다면, 그리고 실제로 서울대생이 그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면, 그 서울대라는 위치를 마냥 부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대생에게 서울대는 무엇인가’를 비판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닿았다. 이는 서울대생이 계엄에 관해 목소리 내는 것이 어떤 의미겠느냐는 질문과 연결돼 있다. 공개적으로 말하는 이들은 자신이 그곳에서 그 말을 하는 이유를 밝히기 마련이다. 서울대생이 뭔가 목소리를 낸다면, 그때 서울대생의 위치는 어디여야 하겠는가?
- (손원민, 「나와 계엄, 계엄과 서울대, 서울대와 나」)
기사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더라도 언론이 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존재한다. 당장 학교에서는 학생언론이 아니면 아무도 보도하지 않을 사안들이 매달 일어난다. 학교 밖에서도 학생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회의적이기만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서울대저널』과 같은 대학 내 자치언론들이 언론운동을 통해 생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널은 말 그대로 언론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적어도 저널을 만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언론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언론 없이 세상이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 (이강, 「서울, 2020년대 초, 학생사회에 대한 회고」)
그래도 『서울대저널』은 서울대학교의 3대 언론 중 하나다. 학교 방송국과 학보, 그리고 우리. 누가 정했는지 모르지만, 선배들에게서 대대로 전해진 것이니 그저 믿었다. 그런데 학교 행사에선 쫓겨나기 일쑤였다. 2023년 겨울, 편집실 유선 전화기가 울렸다. 오늘 있을 학위수여식(졸업식)에서 진행할 ‘권력형 성폭력 규탄 및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1인 시위’에 대한 취재 요청이었다. 그 시간 편집실에 있었던 스스로를 칭찬하며 급히 장비를 챙겨 들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출입은 불가능했다. 프레스 부스에서 명함과 지면을 보여 주며 설명했지만, 당일에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언론 중 『서울대저널』은 없었다. 소득 없이 편집실로 돌아와 보도자료를 받아 읽어 보는데, 허탈함이 밀려왔다. 나는 언제나 ‘자치언론’이라는 이름에 빚을 지고, 내 자율성을 보장받는 울타리로 생각해 왔지만, 종종 그 이름은 한계가 되기도 한다.
- (김유민, 「어떻게 하면 사랑을 끌어와서 불안함을 씻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