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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933805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4-10-31
책 소개
목차
1 · 가난동 거지빌라
2 · 이상한 이웃, 이상한 여자
3 · 그날의 기억
4 · 맛있는 김밥 가족
5 · 너와 나
6 · 이웃이 된다는 것
7 · 당신을 만난 건 행운입니다
8 · 그녀의 왼손 새끼손가락
9 · 파이터
10 · 복수는 하나님의 것
11 · 여디디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름다울 가(佳), 난초 난(蘭), 가난동. 그곳엔 난초가 많아 등산객 외에도 난초 애호가들에게 유명한 가난산이 있다. 어스름이 시작되면 산봉우리가 투구를 쓰고 칼을 찬 장군처럼 보여 장군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산을 오르려면 가난동 골목 초입에서 100m 정도 뻗은 오르막길을 올라와야 하지만, 중앙으로 길게 조성된 꽃 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짙은 향기에 취해 어느새 거지(巨指)빌라를 마주하게 된다. 주인의 아호(雅號)를 따서 이름 붙여진 이곳은 1968년 무렵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축되었다. 하얀색 외관과 아치형 창문은 마치 프랑스 대저택 ‘바가텔 성’을 연상케 했고 가난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냈다. 가난산 등산로 입구는 이 거지빌라로부터 시작되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가난산, 꽃 정원, 거지빌라를 가난동 삼명소라고 불렀다.
“그라까 기타야. 여는 암만 봐도 썅제리제 거리를 닮았데이. 내사마, 빠리 하나도 안 부럽다.”
“그래도 난 빠리 가서 버스킹 하고 말거야.”
“그라지 말고 저기 저 벤치 있는 데서 함 해봐라. 내가 동전이 많아서 다 던져 주고 갈란다.”
“됐어, 형. 난 유로가 더 좋거든.”
“그래. 유로든 뭐든 돈 마이 벌어라. 돈이 최고다. 동네 사람들이 가난동 땅도 다 할배 꺼라 카더라. 여기는 한마디로 리치거지빌란기라.”
“하여튼 형은 이름도 잘 지어. 샹젤리제 거리도 가난동에 갖다 붙이더니 여긴 또 언제 리치거지빌라가 됐대?”
“방금 말하다가 지었다 아이가.”
“리치거지빌라라…… 가만, 훨씬 좋은데? 형이 그동안 지어준 이름 중에 이게 제일 맘에 들어.”
“리아야, 콧구멍만 한 여기도 시내라고 이렇게 좋은데 서울은 더 좋다더라. 두고 봐라. 언젠가는 꼭 서울서 살기다.”
“할매캉 이모캉 다 같이 올라가자.”
“무슨 돈으로. 최씨 종가에서 주는 생활비나 받고 사는 처지에.”
“작전을 또 짜야지. 그건 머리 좋은 니가 해라. 나는 시키는 대로 다 할게.”
“니가 내 쫄병이가.”
“쫄병하께. 잘할 자신 있다.”
“누가 니를 내 쫄병으로 보겠노.”
“내가 한다는데 무슨 상관이고.”
“그래? 니는 머리에 든 게 없고 나는 힘이 없고, 우리 둘이 합치면?”
“완벽하지.”
“좋다 좋아. 까짓것 내가 죽이는 작전 한번 세워 보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