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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998248
· 출판일 : 2025-03-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미치도록 쓰고픈 마음 8
1장 _ 마흔에 만난 글
새벽의 이유 16
문장공부 23
나를 감당하는 일, 쓰기 29
‘나’ 각성제 33
마흔의 초고 38
당당한 쓰기 44
삶 트기 49
잘 익은 글, 잘 익은 삶 55
종이 한 장에서 자라는 하루 60
책과 사유의 징검다리 65
글 빚 70
2장 글 안의 일상
꽃을 바로 보다 76
무지개 사탕 83
마음 수명 90
거울 속 엄마 96
이름을 살다 102
돌이 꽃을 피운다 108
태도의 무늬 113
‘꾸안꾸’의 욕망 118
관리하는 삶 124
마흔의 긴 생머리 132
상처를 흔적으로 139
잘 될 거예요 146
3장 글이 준 선물
엄마 김치 154
기억, 마음이 남기는 이야기 158
내 자리 163
모든 순간이 완성형이라는 믿음 168
가짜 슬픔 173
김밥은 밥이 생명이다 178
봄을 놓아주는 일 184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이 바보다 188
은유를 닮은 세상 193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지 않을까? 198
두 번째 걸음 201
적기의 사랑 205
감사훈련 210
나에게 노년이 없다면 214
마흔, 노래해야 할 때 221
에필로그 _ 날 보면 당신도 쓰고 싶어질 거예요 227
저자소개
책속에서
좋은 문장을 읽으면 따로 떼어 모아두고 내 생각을 적었어요.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런 시간이 쌓여 지금의 새벽 글쓰기 습관이 되었네요. 등 떠밀려 한 게 아니라 스스로 마음이 동해 시작한 일이다 보니 힘든 줄 몰랐습니다. 새벽이 기다려질 지경이었달까요. 그만큼 ‘내가 만들어가는 내 삶’이 간절했다는 말일 겁니다. 그랬던 새벽 기상이 근래에는 슬쩍 힘에 부치는 날도 많은 게 사실이에요. 체력이 닳아가는 나이탓인지, 모든 게 움츠러드는 겨울 탓인지 알람 소리를 듣고도 뒤척이는 날들이 잦아지거든요. 하지만 기어이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그건 여전히 존재하는 내 삶에 대한 의지 때문이겠지요. 정해진 하루에 끌려다니고 싶지 않습니다. 해 뜨는 시간보다 먼저 일어나 내 삶을 앞에서 이끌어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보면 나의 새벽은 오늘을 잘 살기 위한 담금질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루 중 머리가 가장 맑은 새벽에 깨어 현상 뒤의 본질을, 나를 넘어 우리를 말하는 글을 읽으며 시야를 터 나갑니다. 오늘을 잘 살기 위해서는 내가 바로 서야 하고, 내가 바로 서려면 너와 나, 즉 ‘우리’를 함께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시선을 머금은 채 나의 글을 써요.
첫 책을 쓰면서도 필명에 대해 고민했더랬어요. 책의 내용은 십수 년 해온 내 직업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교사로서 자괴감이 들게 했던 사건들,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그래서 도망치고 싶기만 하던 순간순간의 감정을 고백하듯 써 내려갔어요. 끓는 마음으로 거침없이 써낸 글에는 나의 치부는 물론이고 나를 아프게 했던 누군가의 치부도 들어 있었죠. 거기에 막상 내 이름 석 자를 달려니 왠지 모르게 멈칫하게 되더군요. 여러 밤을 모로 누워 묻고 또 물었어요.
거짓 한 점 없는, 그저 내가 나를 살핀 글이었습니다. 나의 고백이 같은 방황을 겪을 누군가에게 따뜻한 공감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고요. 아픈 이야기도 있었지만 반대로 감사와 기쁨, 벅참을 느끼게 한 에피소드들도 분명 쓰였습니다. 바로 그런 순간들이 오늘까지의 나를 이끌었다는 것도 글을 쓰며 알았어요. 그만두려던 일터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은 것도 글을 쓴 덕분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나를 다시 살게 만들어준 글인데 대체 무엇이 두려운 건지 생각했습니다. 주눅 들 이유가 없더군요.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어요. 오히려 책 표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내 이름 석 자를 새기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