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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 드림

강민영, 황모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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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 드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퍼플 드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9653023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6-03-31

책 소개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2021·2024년 두 차례 SF 어워드 수상한 황모과 작가와 자음과모음 경장편 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강민영 작가의 짝꿍 소설집이다. 두 작가는 각각 한국의 근미래와 1960년대 인도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억압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와 해방’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줄기를 공유한다.

목차

옥춘당 귀녀회
뱅가니갱 : 자주색 여자들

저자소개

황모과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에서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과 2024년 두 차례 SF어워드를, 2022년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밤의 얼굴들』 『스위트 솔티』, 중편 소설 『클락워크 도깨비』 『10초는 영원히』 『노바디 인 미러』 『언더 더 독』, 장편 소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 『말없는 자들의 목소리』 『서브플롯』 『그린 레터』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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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20년 자음과모음 경장편 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중편 소설 『스탠딩 1열 목격자』, 장편 소설 『부디, 얼지 않게끔』 『전력 질주』 『식물, 상점』 『작별의 현』 『라스트 로그인』, 그리고 산문집 『자전거를 타면 앞으로 간다』를 썼다. 영화 매거진 『CAST』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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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옥춘당 귀녀회」

사극 드라마 세트장 풍경 속에서 눈을 떴다.
“정신이 드느냐?”
양반집 마님 분장을 한 중년 여성이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얘, 광년아, 괜찮냐고 묻고 있다. 아이고, 광년아…….”
누구지? 유명 배우는 아닌 것 같았다.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로 세트장에 들어왔는데, 대본도 없는 데다 아무런 지시도 받지 못했다. 나는 몸을 일으킨 뒤 곁눈질로 주위에 카메라가 있는지 확인하고는 목소리를 조금 낮춰 마님 역 배우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죠? 제 이름이 광년입니까?”
마님이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제정신이 아니로구나. 미친년이라고 욕을 한 것이야. 넋 나간 며느리에게 이런 것까지 일일이 설명해 줘야 한다니, 말년에 이 무슨 전생의 업과를 치르는지 모르겠구나.”
“아하…….”
(…)
“어, 어머님? 제 이름이 무엇인가요? 광년이라는 별명 말고…….”
“이름까지 잊다니, 네가 죽을 날이 가까운 모양이다. 아가, 네 이름은 ‘며느리’다.”


갑작스러운 일들에 휘말렸다. 복귀는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 내가 모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아역 출신 배우의 과감하고 도전적인 베드신이라며 찍지도 않은 영화가 연일 화제를 일으키며 주목을 받고 있었다.
대책 없이 구역질이 치밀었다.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조작 의도가 뻔한데 왜 화제가 될까. 세간의 화제란 건 어떤 힘이 만들어 내기에 누군가에겐 이토록 속수무책인 걸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동료가 몰래 나를 촬영한 사진이 신문기사로 공개되었다. 자기들과는 무관하다고 하면서도 사람들은 내 일에 흥미를 가졌다.
사람들은 아역 출신 배우가 성인이 되자마자 베드신을 찍는 것이 과감한 도전인지 결단인지, 혹은 퇴폐적인 추락인지 논했다. 그렇게 상세하게 언급할 바엔 이 일로 누가 돈을 버는지나 논해 줬으면 했지만 그건 과한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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