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들과 혐오의 미학
이재준, 한의정, 정은영, 이지형, 이지선 | 한울아카데미
35,100원 | 20251231 | 9788946076273
버려진 것을 보는 시선,
예술 작품 속의 혐오 정동을 조명하다
밀어내는 동시에 끌어당기는 힘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그동안 현대사회에 만연한 ‘혐오’에 천착해 온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 사업단 학술연구총서가 이번 총서 14권에서는 설치, 회화, 사진, 소설 등 여러 장르의 예술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혐오 정동에 주목하였다. ‘버려진 것들’은 혐오 정동을 일으킨다. 버려진 것들은 쓰레기, 오물, 오염물질 등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이 이야기하는 ‘버려진 것들’에는 사회에서 배제된 인간, 필요 없다고 치부되는 사물들, 너무 작거나 혹은 너무 거대해서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것들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 책은 그것들에 관한 예술적 표현으로부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던 여러 소외를 읽어낸다.
이 책이 기획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서울의 관훈갤러리에서 폐기물, 재생, 생태주의, 그리고 버려진 것들에 대한 기억을 주제로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재생 버튼: 버려진 것들의 귀환을 위한 리-플레이〉(2023) 전시를 꾸렸다. 연구자들과 작가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었고, 그 생각의 흔적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은 총 두 개의 부로 구성하였다. 1부는 미학, 철학, 미술사, 문학의 이론적 시선 안으로 버려진 것들을 혐오의 논리와 함께 끌어들인다. 2부는 연구자들과 〈재생 버튼〉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이론가들과 각각 한 쌍이 되어 서로 소통한 결과물을 전시 기획자인 정은영의 기획 의도와 함께 수록하였다.
책은 인간이 원하는 상태인 깨끗함과 매끄러움을 위해서 매 순간 버려지고 소외되며, 보이지 않아야 하는 존재들에 주목하면서 동시에 하나의 중요한 함의를 주는데, 그것은 그 혐오 정동이 양가적이라는 것이다. 밀어냄과 끌어당김을 동시에 일으키는 일견 모순적으로 보이는 그 정동은 예술 작품 속에서 빛을 발한다. 예술 작품들은 존재를 아우르듯이, 때로는 모순 자체를 그저 보여주듯이, 버려진 것들을 담고, 표현하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