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걱정이 많은 그대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
황철현 | 퍼플
20,000원 | 20250331 | 9788924152234
어릴 적, 저는 과학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상상하며 자랐습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말을 거는 로봇, 머릿속 생각만으로 작동하는 기계들. 그것은 마치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지금 저는 바로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특히 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자로서, 저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기술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던 제가, 어느 날 문득 던진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인간은 어떤 자리를 지켜야 하는가?’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예술을 창작하며, 병을 진단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시대입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고, 기계는 점점 더 ‘인간처럼’ 행동합니다. 연구실 안에서는 이러한 기술의 진보가 흥미롭고 놀랍기만 합니다. 하지만 연구실 밖, 현실의 사회 속에서 마주한 질문은 다릅니다.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수록,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저는 인문학자는 아닙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설계하며, 예측과 최적화를 고민하는 쪽에 더 익숙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인간의 삶에 깊이 스며들수록, 오히려 기술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들이 더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창의성, 감성, 윤리적 판단, 존재의 의미 같은 것들이요.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을 대체하는 순간, 우리는 도구를 잃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게 됩니다. 저는 기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인간의 본질을 넘어서는 순간에 대해, 늘 경계하고 고민해 왔습니다.
이 책은 그래서 단지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설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기술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묻고자 했습니다. 기술은 가치를 담을 수 없습니다. 그 가치는 언제나 인간의 몫입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무조건적인 기대를 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연구자로서 확신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것이 인간의 의미를 대신 정의할 수는 없다고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도구여야만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믿음에서 시작된 여정입니다. 기술의 시대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 그리고 새롭게 마주해야 할 질문들에 대해 함께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결국 우리 연구자들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몫입니다.
이 여정에 함께해 주세요.
기술과 인간, 그 사이에서 저는 지금도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그 답을 함께 찾아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