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01081656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08-05-01
책 소개
목차
1장 어서, 눈을 감으면 돼
2장 나 없는 내 인생
3장 퍼즐 두 조각
4장 잊은 게 아니야!
5장 현실을 깨닫다
6장 잃어버린 시간
7장 아소우 이치고
8장 거절
9장 영원한 연인
10장 시간을 넘어서
11장 겨우 만났구나
12장 꼬마 불청객
13장 어른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
14장 편지
15장 그날처럼
16장 기미히코의 고백
17장 시큼한 사과
18장 지나간 꿈
19장 언젠가 반드시
20장 내가 있을 곳
21장 널 지키기 위해 나는 꿈을 꾼다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일단 공동체를 떠난 자는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려면 뭔가 희생해야만 하거든.”
“희생? 무엇을요?”
나는 이야기가 어려워서 잘 이해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미키 선생님을 쳐다봤다. 나는 ‘추운 마을 할멈’일까?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려면 뭔가 희생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희생하느냐, 그것은 너만이 알 수 있는 거란다. 네가 이렇게 된 것이 네 책임이 아닌데도 네가 희생을 치를 것을 강요받으니 나로서도 무척 안타깝구나. 너는 이 세계에 돌아왔어. 하지만 네가 살아야 할 공동체는 너를 거부하고 있지. 그래서 힘들어하는 마음은 잘 알아. 하지만 너는 그것을 뛰어넘어야 해. 사실 누구나 아이에서 어른이 될 때는 뭔가를 희생해. 아니면 시험을 받거나. 말하자면 통과의례야. 이걸 마치지 않으면 어른이 될 수 없어. 하지만 공동체 안에 있는 한은 아이에서 어른이 될 때 뭔가를 결정적으로 잃어버리지 않아. 그런데 너의 7년은 사라졌어. 너는 예외적으로 혼자서 통과의례를 마쳐야 하는 거야.”
“저만요?”
“그래, 힘들겠지만 너에게만 그 운명이 찾아왔어. 사쿠 군, 나는 네가 어떤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지 몰라. 그건 네가 스스로 선택하는 거란다.” -194~197쪽 중에서
“약속을 기억해 낸 거야?”
그렇다, 약속.
8월 첫째 주 수요일에 나눈, 우리들의 ‘약속’.
나는 스나오를 껴안으면서 눈을 꼭 감고 그 여름날을 떠올렸다. 스나오의 꽃 같은 향기가 마음을 살며시 노크했다.
“꿈…….”
나는 중얼거렸다.
“그래, 사쿠. 꿈이야.”
“나는 꿈을 꾸는 거였어.”
나는 하늘로 날아가는 공을 떠올렸다.
“너를 지키기 위해 나는 꿈을 꿀 거야…….”
신비한 마법에 걸린 것처럼 나는 그 순간을 되찾았다.
어린 스나오의 부드럽게 부푼 뺨이며 볕에 탄 팔과 그래도 하얀 팔 안쪽.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갑작스레 풀려나오는 미소.
살아가는 거다. 해바라기처럼 햇빛을 받고 쑥쑥 자라는 거다.
“사쿠.”
달의 물방울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 기다릴게. 사쿠가 어른이 되는 날을……. 그때까지 잠깐 동안 이별이야.” - 273~274쪽 중에서
어서 돌아가지 않으면 저녁식사 시간에 늦고 만다. 그러면 엄마가 무척 화를 낼 것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부터 들리는 수수께끼의 목소리가 다시금 나를 유혹했다.
‘5분만이라도, 10분만이라도 괜찮아. 잠을 자자.’
그 목소리가 속삭였다. 새하얀 시트가 펼쳐지듯 잠이 전해져왔다. 어서 돌아가야 하는데. 엄마가 스튜와 초콜릿케이크를 준비해 놓고 나를 기다린다. 하지만 10분, 아니 5분만 눈을 감고 있자……. 그렇게 생각한 순간 거센 수마가 나를 덮쳐왔다. 눈을 감자 나는 곧 잠에 빠져들었다. 어쩌지, 자면 안 되는데. 자면 큰일이 나고 만다. 하지만 아무리 참고 눈을 뜨려 해도, 손등을 꼬집어도 잠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그 엷은 잠의 베일이 내 몸을 가만히 감싸듯, 끝내 나는 잠이 들고 말았다.
꿈은 꾸지 않았다. 그저 어둠 속 깊이 가라앉는 것 같은 잠이었다. -3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