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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01089591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08-11-14
책 소개
목차
1. 첫 만남
2. 시리우스의 성장과정
3. 유년기
4. 청년기
5. 양치기 개 훈련
6. 개성의 탄생
7. 늑대 시리우스
8. 시리우스 케임브리지에 가다
9. 시리우스와 종교
10. 런던에서 겪은 일
11. 폭군 같은 인간
12. 목장 주인 시리우스
13. 전쟁의 영향
14. 탄이보엘
15. 기묘한 삼각관계
16. 플랙시 징용되다
17. 야성으로
옮긴이의 말
작품 해설 : '제국보다도 너그럽고 느긋하게'
리뷰
책속에서
그를 애완견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활동적이며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한 개인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의 특별한 능력을 키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 토머스의 표현에 따르면, 그 개가‘초등학생’일 때는 그가 나타내는 관심이 육체적이거나 원초적인 것, 또는 야만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래 개이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식은 초등학생 인간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는 아마도 보통 개처럼 아무런 목적도 없이 어슬렁거리거나, 사냥을 하거나 싸움을 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 지력으로 인간 세계를 보기 시작하면 무언가 지속적인‘인간’의 일을 하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그를‘대못처럼 단단하고 빈대처럼 민첩하게’키워내지 않으면 안 된다. - 본문 32~33쪽 중에서
“당신들 후각은 약한 정도가 아니라 색맹 수준이야. 당신네 시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몸매와 색을 품고 있는지를 찬미하고, 그 멋진 자태에서 영혼의 숭고함을 본다고 노래하지(물론 이런 말은 대개 사람을 현혹시키는 표현이지만). 하지만 이런 느낌을 냄새(체취)라는 측면에서 표현한다고 상상해봐. 내 애인인 모웬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는 이른 아침의 냄새를 닮았어. 말로 할 수 없는, 정신 나갈 만큼 강렬한 향기. 굉장히 온화하고 향기로운 영혼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지. 한데 문제는 불행하게도 모웬의 영혼은 10분의 9가 아직 깨어나지 못한 채 잠들어 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거야. 그런데도 그녀에게서는 영혼이 완전히 깨어났을 때와 같은 향기가 나.” - 본문 66~67쪽 중에서
시리우스는 온 신경을 모아 자기 기억이 틀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봉투에 주소를 기입했다. 이어서 편지지를 접고 그것을 봉투에 넣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며칠 후 서랍에서 여섯 매가 나란히 붙은 우표 시트를 발견하고 훔쳤다. 시리우스는 두 앞발 사이에 여섯 매짜리 우표를 끼우고는 앞니로 그중 한 장만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우표 시트는 가운데를 따라 둘로 나누어졌고, 입 안에 있던 부분은 풀칠 때문에 앞니에 붙어버렸다. 앞니에 붙은 우표들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앞발로 편지 봉투를 잡고는 봉투 오른쪽 위 모서리, 즉 수신인 주소를 쓰는 쪽에 침을 묻힌 다음 그 자리에 앞니에 붙은 우표들을 떼어내 갖다 붙이면 될 것 같았다. 물론 이것도 쉽진 않았다. 코가 시선을 가렸다. 우표 붙이는 일을 마무리한 후 엉망이 된 우표들을 서랍에 가져다 놓았다. 갔다 와서 봉투를 다시 보니 우표의 위아래가 거꾸로 붙어 있었다. - 본문 99쪽 중에서
“죄송하지만 저는 저를 위해 짜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일하면서 살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개성을 가진 동물이라는 걸 인정하신다면 저한테 그런 것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당신은 왜 제가 살아갈 수 있는 세상도 만들어 놓지 않고 저를 만드신 거죠? 그건 신이 아담을 만들어놓고, 에덴동산과 이브를 만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제가 저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진장 어려울 거라는 예감이 드네요.” - 본문 119쪽 중에서
“인간 세계에는 우리를 위한 곳이 없어. 그리고 나를 위한 세계는 어디에도 없어. 이 우주의 어디에도 날 위한 장소는 없어.”
그녀는 서둘러 대답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너를 위한 장소가 될 수 있어. 난 네 가정이고, 이 세계에서 네가 거처할 곳이야.”
“지난 며칠간 난 너희 종족에게 미칠 듯이 화가 났어. 그리고 화가 가라앉으면 널 만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지. 하지만 넌 절대 나랑 엮여서는 안 돼. 그리고 넌 절대 나를 위한 세계를 만들 수가 없어. 물론 내가 살아갈 세계라면 어디든 네가 있는 게 당연해. 네 향기로운 냄새가 나를 이끌기 때문이지. 그러나 넌 나를 위한 세계를 만들 수가 없어. 나는 세계를 가질 수 없으니까. 내 본성이 분열돼 있기 때문이야. 내 안의 정신은 인간 세계를 필요로 해. 하지만 내 안에 있는 늑대의 기질은 야성의 세계를 필요로 해.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세계에서만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 거기라면 나만을 위한 과자가 있고 그것을 먹을 수 있을 테지.” - 본문 267~268쪽 중에서
“이제 곧 어두워질 거니까 집으로 돌아가자. 탄이보엘의 집으로 말이야. 맛있는 음식이 있는 그곳으로. 난 배가 좀 고파. 넌 어때?”
그는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대답했다.
“어제 사람 고기를 조금 먹었어.”
플랙시는 몸을 떨었고, 시리우스도 그것을 느꼈다.
“아아, 난 너무 잔인하고 야만스러웠어. 네가 나를 확실하게 붙잡지 않으면 난 언제든 다시 잔혹한 짐승이 될 거야.” - 본문 27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