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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01113197
· 쪽수 : 648쪽
· 출판일 : 2010-09-24
책 소개
목차
서장 미답봉 | 1장 환각의 거리 | 2장 돌아오지 않은 남자 | 3장 굶주린 이리 | 4장 얼음 송곳니 | 5장 고고한 인간 | 6장 암릉의 바람 | 7장 그랑조라스 | 8장 사가르마타 | 9장 암벽의 왕 | 10장 독사의 거리 | 11장 다사인 축제 | 12장 산악귀 | 13장 구르카 | 14장 셰르파 마을 | 15장 어머니의 목걸이 | 16장 산의 이리 | 17장 빙하로 | 18장 아이스폴 | 19장 회색 투름 | 20장 진상 | 21장 정상으로 | 22장 신들의 자리 | 23장 산랑전 | 종장 미등봉
작가 후기 | 문고판 후기 | 작품 해설
리뷰
책속에서
대체, 난, 어째서, 이런 장소에, 하필이면 혼자 있는 걸까.
어쩌다, 이런 데까지 오고 만 걸까.
아니, 고민할 필요 없다. 알고 있다. 만났기 때문이다. 그 인간과 만나버려서다.
그 인간과 만난 날. 난 여전히 그날을 기억한다. 잊으려고 해도 그날의 일만은 결코, 나라는 인간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하부 조지와 내가 처음 만난 작년의 그날.
1993년 6월. 장소는 네팔의 카트만두였다.
맬러리와 어빈이 1924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고, 두 사람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오델도 그중 하나였다. 정말 그때 정상을 밟았을까? 1924년 정상을 공략할 때, 맬러리는 대원인 서머벨한테서 빌린 코닥사의 폴딩식 카메라를 들고 갔다.
‘베스트포켓 오토그래픽 코닥 스페셜’
브로니 필름을 사용하는 이 코닥사의 카메라는 원정이 실시된 1924년에 발표된 최신 기종이다. 이 시점에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만약 맬러리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면, 반드시 이 카메라로 촬영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맬러리의 시체가 에베레스트 어디에 있든지, 그 시체의 등에 매달린 배낭에는 이 코닥사의 카메라가 들어 있을 것이다.
파란 하늘. 저 높이 우주까지 다다를 듯한 화창함. 그 밑으로 뻗은 하얀 능선. 하얀 정상이 허공 속 바람에 휘날린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밝고도 애처로운 하늘 한가운데 정상이 고고히 우주와 맞닿아 있다. 그 정상을 향해 검은 점 하나가 능선을 이동해간다.
후카마치는 아래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지켜봤는데도 검은 점은 아직도 정상까지 한참 멀어 보인다. 대체 누구일까. 왜 그는 저 정상을 향해 오르려 하는가.
후카마치로서는 알 수 없다. 맬러리일지도 모른다. 어빈일지도 모른다. 하부 조지일지도, 하세 쓰네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가요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혹시 가쿠라 노리아키인가.
나는 아직 정상에 이르지 못한 채 1924년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상을 향해 올라가던 맬러리나 어빈의 모습을 보는 걸까. 오델이 올려다본 그 구름 위엔 이처럼 애처로울 정도로 맑게 갠 파란 하늘과 하얀 능선이 펼쳐졌던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