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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01113944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0-11-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박제된 고전을 위한 하이킥
1부 _ 殺 : 죽은 자의 변
1장 _ 공포 어린 밤에 대한 환상 : 장화홍련전
· 놓칠 수 없는 대목 | 배 좌수가 후처 허 씨를 맞이하는 대목
2장 _ 심청 살인사건의 은밀한 내막 : 심청전
· 놓칠 수 없는 대목 |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드는 대목
3장 _ 학살 혹은 우스운 죽음들 : 적벽가
· 못다 한 이야기 | <사씨남정기>
2부 _ 慾 : 욕망의 늪
4장 _ 차마 말하지 못한 어미의 사생활 : 장끼전
5장 _ 우리는 너의 간을 원한다 : 토끼전
· 놓칠 수 없는 대목 | 별주부가 식구들과 이별하는 대목
6장 _ 금지된 사랑에 대한 경고 : 지귀 설화
· 못다 한 이야기 | <운영전>
3부 _ 權 : 지배자의 힘
7장 _ 호부호형, 그 너머의 고뇌 : 홍길동전
· 놓칠 수 없는 대목 | 길동이 괴물을 물리치고 두 여인을 구하는 대목
8장 _ 왜 정의는 패배하는가 : 황새결송
9장 _ 양반 비판의 공허한 진실 : 양반전
10장 _ 그들은 말이 없다 : 김현감호
· 못다 한 이야기 | <최낭전>
4부 _ 我 : 나의 재발견
11장 _ 대체 춘향이 무엇이관데 : 춘향전
· 놓칠 수 없는 대목 | 춘향과 이 도령이 첫날밤에 드는 대목
12장 _ 못난 너를 벗는 날이 오리라 : 김원전
13장 _ 우리들의 이기적인 페르소나 : 전우치전
· 못다 한 이야기 | <채봉감별곡>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불편하겠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그런 ‘허무해지기’는 고전에 도사린 예리한 현실 비판의 칼날을 덮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춘향의 사랑과 심청의 효행이 드리운 도덕의 폭력과 협잡, 그리고 이 모든 더러운 지배 이데올로기의 공격과 이에 몸부림치는 예술의 응전(應戰)을 ‘권선징악’이라는 근사하고도 조금은 어려운 말로써 감춤으로, 우리 사회의 수많은 고단한 삶들은 그 이유를 모르게 되는 것이다.” (프롤로그 7~8쪽)
“문제는 실제로 계모들이 이렇게 악독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사회의 온갖 질시, 집안사람들의 감시를 받는 계모는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약자였다. 그리하여 이 약자는 가정불화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쓰고야 만다. 가정소설에서 계모들은 한결같이 사악한 존재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중략) <장화홍련전>은 그 원인을 사회제도 속에서 객관적으로 성찰하기보다는 ‘사악한 계모’라는 편리한 장치, ‘흉측한 계모’를 희생양으로 삼는 이기적인 서사적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했다.” (본문 17~18쪽)
심청의 희생은 바로 그런 이기성의 폭력에서부터 공동체를 보고하는 제의적 장치로서 의미를 갖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심청의 죽음을, 그것이 현상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호 합의한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인 희생으로 간주함으로써 효 이데올로기에서 근원적으로 파생되는 혼란과 무질서를 관리한다. 죽음은 살해가 아니라 아비의 눈 뜨기를 위해 부처님께 바쳐지는 고귀한 희생이 된다. 아비는 딸보다 높고, 효는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보다 고귀하다. (본문 44쪽~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