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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01141077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2-07-05
책 소개
목차
시안, 동탁의 마지막을 지켜본 도읍지
허난 성 쉬창, 조조가 남긴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뤄양에서 시안 가는 길, 헌제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창, 백제성, 그리고 유비의 쓸쓸한 죽음
기차는 떠나고... 슬픈 도시 후난 성 창사
사오산, 마오쩌둥의 생가 앞에 줄을 선 사람들
촉의 수도 청두, 유비가 이 땅을 잘 지켰더라면
뤄양의 관우묘, 사당 가득 붉은 띠는 휘날리고
지난의 청주병, 황건적에서 조조의 정예병으로
모든 일의 시작은 ‘도원결의’, 허베이 줘저우
바오터우, 여포는 과연 행복했을까
광저우, 이장수 감독님과 조조의 공통점
전장 시, 태사자의 묘에서 만난 유비와 손권
난양, 조조는 어떻게 그 싸움에서 이겼는가
시안의 오장원, 인생의 막을 내린 제갈공명
저자소개
책속에서
옳고 그름은 어떻게 권력을 쥐었는가보다 잡은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규정지어질 것이다. 헌제처럼 황제라는 지위와 권위를 물려받았지만 아무런 힘이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하고 태어났지만 스스로 힘을 키운 조조 같은 사람에게 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헌제는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조조보다 불리하지 않았다. 망해가고 있는 황실이었지만 그래도 명색이 황제 아닌가.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다스리고 스스로 힘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개 지방 토호 세력의 아들이었던 조조보다 조건이 더 좋았다.
하지만 헌제는 그 조건을 잘 살리는 데 실패했다. 그렇게 해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황제라는 생각만 했지, 그 자리에서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권력의 올바른 사용이라는 시험에 헌제는 응시도 안 한 것이다.
지략 대결이 나오기 전엔 관우와 장비의 무력에 의존하던 유비도 지략의 효과를 알게 된 이후엔 서서와 제갈공명 같은 두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지 않았을까? 이러한 생각이 조금씩 더 깊어지면서, 익주 공략 무렵엔 관우 같은 강한 무력의 장수보다 제갈공명과 방통 같은 두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관우를 형주 수비에 남겨둔 것은, 이처럼 관우가 익주 공략을 하는 데 필수 장수가 아니었다는 판단, 또한 정치와 군사적 방어가 모두 가능한 장수는 관우뿐이었다는 두 가지 점이 모두 작용했으리라 본다
손견은 이 땅을 기반으로 하여 한 지방의 군벌이 되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큰 제후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동탁을 없애기 위해 18로 제후가 모였다고 하니, 그 시대에 힘 좀 있는 제후는 18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제후들이 하나하나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기 시작하는데, 손견은 비교적 일찍 퇴장한 축에 속한다. 난 그 이유를 손견이 백성들의 삶을 돌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영토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유표를 공격했다. 전쟁은 모든 정치적 결과물 위에 치러진다고 하지 않는가. 손견은 그런 정치적 결과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 당시는 유표를 공격해야 할 때도 아니었고, 오히려 내정에 충실하여 자기 땅에 살고 있는 백성들의 삶을 보살펴야 할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백성보다는 땅을 넓히고 싶은 욕심을 부린 손견의 실패는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