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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01159232
· 쪽수 : 588쪽
· 출판일 : 2013-08-2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무슨 수를 쓰든, 네가 클라리에게 아무 감정이 없다는 걸 클라리가 믿게 해줘. 그리고 이미 아는 사실이니까, 클라리는 네 동생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꺼낼 생각도 하지 마.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괜한 희망을 주는 짓은 하지 말라고. 내가 클라리를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말이 아니야. 친구로서 클라리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지.”
제이스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자기 손만 내려다보았다. 가느다란 손가락과 손마디에 굳은살이 박였다. 손등에는 오래된 마크 자국인 가늘고 하얀 손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10대 소년의 손이 아니었다. 군인의 손이었다. “이미 그렇게 했는데. 이제부터는 오빠로만 살겠다고 클라리에게 말했어.”
“자백하는 거지.” 심문관의 얼굴은 이제 흥분으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자네가 라이트우드 부부의 종복이라는 자백. 자네들 모두가 발렌타인과 한통속이라는 자백. 자네가 자백하면 나도 관용을 베풀겠네. 뉴욕의 자네 가족에게 보내주지. 맹세하겠네. 클레이브를 믿게 하기 위해 난 자네의 자백이 필요해.”
“저보고 거짓 자백을 하란 말씀이군요.” 사이먼은 자신이 심문관의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머릿속이 정신없이 소용돌이쳐서 한 가지 생각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라이트우드 가족의 얼굴이 빙글빙글 회오리쳤다. 가드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숨을 고르던 알렉, 사이먼을 올려다보던 이사벨의 검은 눈, 이야기에 푹 파묻혀 책을 보던 맥스.
손이 떨려 마법의 불이 흔들리자 죄수의 몸에서 불빛이 춤을 췄다. 팔과 다리는 몹시 야위었고, 온통 고문의 흉터로 뒤덮였다. 남자가 해골 같은 얼굴을 드니,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은 구멍만이 뚫려 있었다. 곧이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클라리는 하얀 누더기라고 생각한 것이 날개임을 깨달았다. 그의 등 뒤에서 하얀 초승달 모양으로 날개가 펼쳐졌다. 그 더러운 방 안에서 유일하게 순결한 것이었다.
클라리가 놀라 숨을 들이켰다. “제이스, 너도 보여?”
“보여.” 제이스가 깨진 유리처럼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그랬잖아. 어떤 천사도……그 누구도 천사를 직접 본 적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