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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01217147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7-10-18
책 소개
목차
마왕 - 형 안도의 이야기
호흡 - 동생 준야의 이야기
참고 및 인용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러니까 살인을 실행하려면 몇 가지 요인이 필요하대요. 예를 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적혀 있던데,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에게 '왜 사람을 쏘았나?' 하는 질문을 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뭐냐 하면."
"죽지 않기 위해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니었어요.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그 책에 따르면."
"따르면?"
"명령을 받았으니까."
슈베르트의 <마왕>에서는 마지막에 아이가 어떻게 됐지? 나는 이미 대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캐묻는다. 스스로의 멱살을 잡아당기며 "어떻게 됐지?" 하고 추궁한다. "죽었잖아" 하고 나는 대답한다. 노래의 마지막, 아버지가 말을 몰아 집에 도착했을 때 품에 안겨 있던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아이일 수밖에 없는 나는 그 사실에 지독한 공포를 느꼈다. '양치기 소년'처럼 제 입으로 한 거짓말이 불러온 비극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이가 왜 죽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왕의 존재를 알아채고 아버지에게 호소했지만, 아이는 구원받지 못한 것이다."
"난 우리 남편 머리를 무릎에 올려놓고 귀지를 파고 있을 때 늘 이런 생각을 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평화롭다는 증거구나, 하고. 전쟁 같은 게 일어난다면 귀지나 파고 있을 정신이 없을 거 아니야. (중략) 전쟁 중에는 있지, 섹스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귀지는 파기 힘들 거야 아마. 그러니까 남편이 귀를 내 쪽으로 내놓고 가만히 드러누워 있는 거야. 하지만 숨은 쉬고 있으니까 몸이 천천히 움직이잖아. 그 호흡을 느끼면서 한가롭게 지내는 시간이 난 참 좋아. 이렇게 귀지를 팔 수 있는 시간을 고맙게 여겨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