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01245508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옛 시절 · 7
달빛 · 14
행복 · 21
어떤 정염 · 32
초상화 · 46
머리채 · 54
어린 병사 · 67
회한 · 79
소작인 · 89
미쓰 해리엇 · 102
의자 수선하는 여인 · 137
미망인 · 150
사랑 · 161
무덤 · 170
베르뜨 · 177
밀회 · 194
어떤 이혼 · 206
현명한 남자 · 218
고백 · 230
어떤 아들 · 239
옮긴이의 말 · 257
옮긴이 주 · 262
리뷰
책속에서
어느 날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 우리는 말 네 마리가 끄는 승합 마차를 타고 언덕길을 달리고 있었어. 투명한 아침 안개 자락 사이로, 깊은 골짜기와, 숲과, 마을들, 냇물들이 보이기에, 나는 황홀하여 손뼉을 치며 그 사람에게 말하였어.
“얼마나 아름다워요, 여보, 안아주세요!”
그가 너그럽게, 그러나 차갑게 웃으며, 또한 어이없다는 듯 어깨를 조금 으쓱하면서, 나에게 대답하였어.
“경치가 마음에 든다 하더라도, 그것이 서로 포옹해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해요.”
그 말이 나를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들었어.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두 사람이 진정 사랑한다면 점점 더 사랑하고 싶어지며, 특히 우리를 감동시키는 정경 앞에서는 더욱 그럴 것 같아.
한마디로, 나의 내면에서는 시적 감정이 용솟음치고 있었지만, 그 분출을 남편이 막곤 하였어. 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나는 이를테면, 수증기가 가득 찼으되 완전히 밀폐된 가마솥과 같았어. _「달빛」에서
머리채를 쓰다듬고 그것을 다시 가구 속에 넣고 문을 닫으면, 그것이 마치 살아 있고 감추어져 있으며 유폐된 존재처럼 여겨졌으며, 내가 그 존재를 생생히 느껴 다시 갈망하게 되었고, 나는 그것을 다시 꺼내어 어루만지고, 그 미끈하며 자극적이고, 광증을 유발하고, 감미롭고, 차가운 접촉으로 인해 불편해질 지경까지 흥분하고 싶은 거역할 수 없는 욕구에 사로잡히곤 하였다.
나는 그렇게 한 달 혹은 두 달을 보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머리채가 나를 떠나지 않고 나를 사로잡았다. 마치 육체적 관계의 순간을 기다릴 때처럼, 포옹의 전주곡인 고백의 직후처럼, 나는 행복하면서 동시에 고통스러웠다. _「머리채」에서
그러나 자기가 그 떠돌이 여인, 의자의 짚이나 갈아 끼우는, 그 마구 굴러다니는 여자의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슈께는 몹시 분개하며 펄펄 뛰었습니다. 마치 그녀가, 자기의 명성이나 좋은 평판을, 즉 자기에게는 생명보다 귀한 양심의 명예를, 훔치기라도 한 듯했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격분한 그의 처 역시, 다른 말을 찾지 못하고 같은 소리만 반복하였습니다.
“그 비렁뱅이 계집! 그 비렁뱅이! 그 비렁뱅이 계집이!” _「의자 수선하는 여인」에서